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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물생심(見物生心)

딸기라때 2023. 12. 18. 06:43

♧내 것이 아닙니다♧

조선 후기 시인인 조수삼의 문집 '추재집(秋齋集)'에 실려 있는 이야기로 조상 대대로 부자로 살아오던 이 씨(李氏)라는 사람이 가세가 기울어 살림이 어려워지자 한양에 있는 큰 저택을 홍 씨(洪氏)에게 팔았는데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커다란 기와집에서 살게 된 홍 씨는 그 후에도 평소처럼 부지런하고 열심히 살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오래된 저택의 대청 기둥 하나가 기울어진 것을 보고 수리를 하려고 헌 기둥을 뽑아냈는데

그 자리에서 항아리 하나가 나오고 안에 은(銀) 3,000냥이 들어 있었습니다.

깜짝 놀란 홍 씨는 급히 전 주인 이 씨를 수소문했습니다.
홍 씨가 찾아간 전 주인 이 씨는 자신에게 집을 팔고 검소하게 살고 있었습니다.

홍 씨가 자초지종을 설명한 뒤 은전이 든 항아리가 이 씨 조상이 간직해 둔 돈이라면서 건네주려 하자

전 주인 이 씨는 '내가 집을 팔면서 집의 기왓장이나 주춧돌까지 몽땅 팔았고 그 돈 또한 우리 것이라고 증명할 만한 문서가 없으니 그 돈은 당신 것이오.'라고 말하면서 사양하는 것이었습니다.

서로 상대의 돈이라고 옥신각신하는 두 사람의 사연이 관청에 전해지고 관청에서는 조정에까지 아뢰게 되었는데
사연을 들은 임금은 '우리 백성 가운데 이처럼 어진 자가 있으니 누가 오늘날 사람이 옛사람만 못하다고 하겠는가?'

교서를 내리고 은전을 반씩 나누게 한 뒤 두 사람에게 벼슬을 내렸다고 합니다.

우리는 어릴 적부터 '주운 물건은 주인에게 돌려줘야 한다.

남의 물건을 훔치면 안 된다.'라는 당연함을 배우지만 인간의 본성은 견물생심(見物生心)이 생기는 것도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옳지 않은 본성을 억누르고 나아가 어쩌면 자신의 것이라 주장할 수 있는 큰 재물을 보고도 더 합당한 주인을 찾으려 하는 행동은 분명 본받을 일입니다.

​[ 오늘의 명언 ]

세상의 어떤 것도 그대의 정직과 성실만큼 그대를 돕는 것은 없다.

- 벤자민 프랭클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