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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 생애설계] 인생2막에도 돈은 중요하다.

딸기라때 2025. 3. 10. 09:26

[100세 시대 생애설계] 인생2막에도 돈은 중요하다.

최근 노인복지관에서 생애설계 특강을 진행하며 이런 질문을 던졌다.

“1억원 복권 당첨과 10억원 복권 당첨 중 하나를 선택한다면?”

당연히 10억원을 선택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의외로 1억원을 선택한 이들도 있었다. 이유를 묻자 “너무 많은 돈이 생기면 오히려 걱정거리가 늘어날 것 같아, 소박하게 1억원 정도가 좋다”는 답이 돌아왔다.

돈은 많을수록 좋을까? 최근 1조원이 넘는 재산을 이혼한 배우자에게 분할해야 하는 재벌의 이야기가 화제가 됐다. 최종 판결이 나오진 않았지만, 만약 재산의 절반을 떼어 주어야 한다면 기업의 경영권까지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돈이 많아지면 행복만 커지는 것이 아니라, 걱정도 함께 늘어난다.

요즘 ‘파이어족(FIRE,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이라는 개념이 유행하고 있다. 경제적 자립을 이루고 조기 은퇴를 목표로 하는 이들이다. 과거에는 미국에서 주로 유행했지만, 최근에는 암호화폐 투자 등의 영향으로 한국에서도 확산하고 있다. 부럽기도 하지만, 과연 그것이 행복한 삶을 보장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 남는다.

돈은 없어도 걱정, 많아도 걱정이다. 적절한 수준에서 만족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그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다. 최근 KB금융그룹의 조사에 따르면 부부 기준 최소 노후생활비는 월 251만원, 적정 생활비는 369만원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실제 조달 가능한 금액은 평균 212만원에 불과해 많은 이들이 노후에 대한 불안을 느끼고 있다.

노후 소득은 근로소득, 자산소득, 연금소득으로 나뉜다. 퇴직 전에는 근로소득이 주된 수입원이지만, 퇴직 후에는 연금과 자산소득이 핵심이 된다.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민연금 평균 수령액은 65만 원, 20년 이상 가입자의 평균 수령액은 108만원이다. 부부가 맞벌이로 20년 이상 가입했다면 200만 원이상의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그런 경우는 많지 않다.

퇴직연금도 노후 재정의 중요한 축이다. 한 직장에서 30~40년을 재직하고 정년퇴직을 했다면 안정적인 수입원이 되겠지만, 이직이 잦거나 중간 정산을 했다면 상황이 다르다. 퇴직금은 투자 대상이 아니라, 연금으로 수령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선택이다.


개인연금도 대안이 될 수 있지만,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중도 해지하는 경우가 많다. 필자 역시 10여 년 전 대부분의 개인연금을 해지했다.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으로 최소한의 생활비가 확보되면 좋겠지만, 여의치 않다면 마지막 대안이 있다. 바로 ‘주택연금’이다. 자가 주택을 담보로 매달 연금을 지급받는 방식으로, 노후 생활비를 보완하는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

동시에 지출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은퇴 후 생활비는 연령대, 거주 지역 및 주거 형태에 따라 달라진다. 나이가 들수록, 그리고 대도시에서 지방으로 갈수록 생활비는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관리비, 공과금, 보험료 등 고정비용 절약은 어렵지만, 식비, 의료비, 문화생활비, 경조사비 등 변동비는 어느 정도 조정이 가능하다. 전원주택에서 생활하는 한 은퇴 부부는 한 달 생활비로 150만 원 정도를 사용한다고 한다. 상황에 맞게 생활비를 조절하면서도 충분히 재미있고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다.

반면, 은퇴 후에도 새로운 소득원을 창출할 필요가 있다. 은퇴 후 가장 많이 주어지는 것은 ‘시간’이다. 이 시간을 단순한 소비 생활로 보낼 것인지, 생산적인 활동으로 활용할 것인지는 각자의 선택이다. 국가와 지자체는 시니어 일자리, 사회공헌활동 등의 기회를 제공하며, 개인적으로도 아이 돌봄 서비스, 요양보호사, 온라인 쇼핑몰 운영, 블로그, 유튜브 등 다양한 방법으로 수입을 창출할 수 있다. 요즘 유행하는 ‘N잡러’처럼 여러 분야의 일을 병행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약간의 수입 창출과 자아실현의 기회가 함께 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인생의 황금기가 될 것이다.

최근 경조사 초대장을 보면 ‘마음 보내는 곳’이라는 문구와 함께 계좌번호가 적혀 있다. 처음에는 단순히 축하나 애도의 마음을 표현하는 줄 알았지만, 결국 마음도 돈으로 전달하는 것이 당연한 현실이 되었다. 진심을 전하기 위해서라도 돈은 꼭 필요하다.

연세대 김형석 명예교수는 인생문답에서 “돈은 얼마큼 가져야 행복할까요?”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자신의 인격 수준에 맞는 만큼의 재산을 갖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예기치 않게 거액의 유산을 받거나 일확천금을 얻게 되면, 감당하기 어려운 재산 때문에 인간관계에서 갈등을 겪고 불행해질 수도 있다.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은 ‘많은’ 돈이 아니라 ‘쓸 만큼의 돈’이다. 그리고 그것을 의미 있게 쓰고 떠나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경제적 자유일 것이다.

[윤형진 칼럼니스트, 한국생애설계사(CLP), 울산동구 노동자지원센터 상담실장]

출처: https://m.mk.co.kr/news/society/11254583

[100세 시대 생애설계] 인생2막에도 돈은 중요하다. - 매일경제

최근 노인복지관에서 생애설계 특강을 진행하며 이런 질문을 던졌다. “1억원 복권 당첨과 10억원 복권 당첨 중 하나를 선택한다면?” 당연히 10억원을 선택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의외로 1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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