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일상생활

[어른동화 1] 강아지와 소년

딸기라때 2019. 3. 20. 07:30

강아지와 소년

 

가게 주인이 문 앞에다 "강아지 팝니다."라고 써 붙였다.   

그런 광고는 흔히 아이들의 시선을 끌게 마련이다.

 

아닌 게 아니라 한 어린 소년이 가게 안을 기웃거렸다. 

소년은 물었다.

 

"강아지 한 마리에 얼마씩 팔아요?"   

가게 주인이 대답했다.

 

"30달러에서 50달러 사이에 판다."   

어린 소년은 주머니를 뒤져 동전 몇 개를 꺼냈다.   

 

"지금 저한테는 2달러 27센트 밖에 없거든요. 그래도 강아지 좀 구경하면 안 될까요?"   

가게 주인은 미소를 지으며 가게 안쪽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

 

그러자 그의 아내가 털실뭉치처럼 생긴 강아지 다섯 마리를 내보냈다.   

그런데 한 마리만은 다른 강아지들 보다 눈에 띄게 뒤쳐져서 달려왔다.   

 

소년은 얼른 그 절뚝거리는 강아지를 가리키며 물었다.   

"저 강아지는 어디가 아픈가요?"

 

가게 주인이 설명했다.

 

"수의사가 진찰한 결과 강아지는 선천적으로 엉덩이 관절에 이상이 생겨 절뚝거리며 걸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 강아지는 평생을 절름발이로 살아가야만 했다.   

 

설명을 듣고 소년은 흥분된 얼굴로 말했다.   

"전 이 강아지를 사고 싶어요."    

 

가게 주인이 말했다.

 

"아니다. 불구가 된 강아지를 돈 받고 팔수는 없어. 네가 정말 이 강아지를 원한다면 그냥 가져가거라.". 

 

소년은 매우 당황했다. 그는 가게 주인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전 이 강아지를 공짜로 가져가고 싶지 않아요. 이 강아지도 다른 강아지처럼 똑같은 가치를 지닌 강아지예요. 그러니 값을 전부 내겠어요.

 

사실 지금은 2 달러 27센트 밖에 없지만 강아지 값을 다 치룰 때까지 매월 5센트씩 갖다 드리겠어요."

 

가게 주인은 그래도 고개를 저었다.

 

"이런 강아지를 너에게 돈 받고 팔 순 없어. 달리지도 못하고 다른 강아지처럼 너와 장난을 치며 놀수도 없단다."

      

그러자 소년은 몸을 숙여 자기가 입고 있는 바지 한 쪽을 걷어 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금속 교정기로 지탱되고 있는 왼쪽 다리를 가게 주인에게 보여주었다.   

 

"저도 한 쪽 다리가 불구라서 다른 아이들처럼 달릴 수가 없어요. 그러니 이 강아지에게는 자기를 이해해 줄 사람이 필요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