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나의 이야기

2016년 병신년(丙申年)을 보내면서...

딸기라때 2016. 12. 31. 23:30


한 해를 보내며 병신년(丙申年) 마지막 달력 앞에 조금 더 잘할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과 후회들로 가득하다. 신년을 맞이하며 당차게 계획했던 나 자신과의 수많은 약속을 지키지 못한 부끄러움에 어깨가 움츠러든다. 작년 이맘때도 이랬는데 똑같은 전철을 되풀이 하며 지나간 추억의 필름을 하나씩 들춰본다. 살아가면서 누구나 겪어야 하는 아픔들인데도 내 욕심에 내 발등만 쳐다보고 나만 아프다고 아우성치던 시간들이 부끄러워지고, 작고 소소한 일들이 나를 얼마나 행복하고 즐겁게 했는지 알아채지 못하고 커다란 행복이 어디 없나 두리번거린 시간들이 허망하다.  

 

납기일 지난 고지서가 빚인 것처럼 마음의 빚을 가득 지고서도 고맙다는 인사조차 미루고 있는 시간들이 후회되고, 고단하고 고단한 사람들에게 내 고단함을 더 얹어주었음에도 내 등이 가벼워졌음에 모른 척 하던 시간들이 아픔으로 다가온다.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지는 시간과 공기와 자연이 주는 혜택을 가졌음에도 시간이 없다고 허둥대고 숨이 막혀서 못살겠다고 덥다고...춥다고...발 동동 구르던 시간들이 어리석었음을 이제야 알게 된다. 

흐르는 시간을 막을 수는 없지만,

2017년 정유년 (丁酉年)에는 보다 진취적인 삶을 살아가기를 기대하고....

 

한 해를 보내며 올리는 기도'라는 이해인님의 좋은글을 소개하며 겸허하게 마지막 2016년 병신년(丙申年)을 보내리라.   

 

 

☞ 한 해를 보내면서 올리는 기도  

 

 

마지막이라고 말하기엔 너무나 아쉬운 시간   

저 멀리 지나가 버린 기억 차곡차곡 쌓아   

튼튼한 나이테를 만들게 하옵소서  

       

한해를 보내며 후회가 더 많이 있을 테지만   

우리는 다가올 시간이 희망으로 있기에   

감사한 마음을 갖게 하옵소서  

       

그리워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감사 안부를 띄우는 기도를 하게 하옵시고  

욕심을 채우려 발버둥쳤던 지나온 시간을   

반성하며 잘못을 아는 시간이 너무 늦어   

아픔이지만 아직 늦지 않았음을 기억하게 하옵소서   

       

작은 것에 행복할 줄 아는 우리 가슴마다   

웃음 가득하게 하시고 허황된 꿈을 접어   

겸허한 우리가 되게 하옵소서  

      

맑은 눈을 가지고 새해에 세운 계획을   

헛되게 보내지 않게 하시고 우리 모두에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주옵소서   

      

모두가 원하는 그런 복을 가슴마다  

가득 차게 하시고 빛나는 눈으로   

밝은 세상으로 걷게 하옵소서

 

 

- 좋은글 중에서(- 이해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