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마음이 먼저입니다.
마음이란 일정한 크기가 있어요.
그 공간에 걱정이 들어차면 남은 공간은 적어집니다.
공간이 부족한데 새로운 일, 힘든 일이 주어지면
물이 넘치듯 흘러나오는 것이 짜증입니다.
마음의 여유는 걱정이 차지하고 남은 공간입니다.
결국 걱정을 버려야 여유가 생깁니다.
아이에게 자꾸 짜증을 낸다면
그 이유는 대개 아이에 대한 걱정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울면 견디기가 참 어렵습니다.
그래서 야단을 쳐서라도 멈추게 하고 싶죠.
사실 내 마음도 울고 싶기 때문에
그 감정을 누르려고 아이에게 소리를 지릅니다.
그러니 우선 자기 마음을 달래주세요.
“많이 속상하지? 그래도 잘하고 있는 거야.”
마음의 여유가 없을 때가 있죠.
그럴 땐 아이 문제로 욕심을 부리지 마세요.
답을 찾기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거나,
치열한 감정 대립이 예상되는 싸움을 하지 마세요.
물론 아이에게 이야기할 기회를 놓치는 게 아닌가 걱정되겠죠.
그러나 준비도 없고, 싸울 힘도 없이 달려들면 그 결과는 보나마나.
마음의 여유가 없을 때는 우선 힘을 내야 합니다.
조금은 어색하더라도 부부간에, 또는 가까운 친구끼리
서로를 위해주고 좋은 말을 해주세요.
그리고 아이에게 다가가세요.
내가 밝은 기운을 받아야 아이에게 밝은 빛을 비출 수 있습니다.
내가 상처를 받으면 아이에게 상처를 주기 쉽습니다.
그게 사람입니다.
누가 당신을 공격합니까?
그럴 땐 울컥해서 달려들거나 창피해서 도망가고 싶죠.
그 전에 먼저 스스로를 달래주세요.
‘완벽할 수는 없어. 지금 이대로의 너도 괜찮아.’
위안을 받고 나서야 세상을 더 정확히 볼 수 있습니다.
반성이든, 대응이든 더 잘할 수 있습니다.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조언하는 사람이
주는 상처도 만만치 않습니다.
아이에게 문제가 있으면
엄마의 사랑이 부족해서라고,
사랑으로 감싸주라고 이야기하지요.
그 말이 아이를 키우는 엄마에게
얼마나 큰 상처가 되는지
말하는 사람들은 상상도 못할 거예요.
자식을 위해서 살지 마세요.
자식과 함께 사는 겁니다.
아이를 위해 당신을 잊어버리면
분명 후회하는 순간이 옵니다.
사랑은 사랑하는 주체가 있어야 합니다.
그 주체가 당신입니다.
자신을 잊고 매달린다면
당신은 왜 아이를 사랑하는지 모르고
아이는 자신이 사랑받고 있는지조차 모를 겁니다.
찬바람이 불 때는 한 숨 한번 쉬고 넘어가세요.
삶의 중심부를 흔드는 것이 아니라면 흔들리지 마세요.
작은 일에 흔들리면 그 피로감에
정작 자신에게 중요한 걸 놓아버릴 수가 있어요.
아이의 나쁜 습관에 신경 쓰다 아이를 싫어하고,
그저 작은 일이 안 풀리는 건데 살고 싶지 않다 말하죠.
‘그냥 두고 넘어가기’를 익혀야 해요.
꼭 필요한 삶의 기술입니다.
- 서천석, ‘아이와 함께 자라는 부모’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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