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나의 이야기

생각을 환기시키는 이야기

딸기라때 2017. 9. 22. 07:19

생각을 환기시키는 이야기

허기를 달래기엔 편의점이 좋다. 
시간이 주는, 묘한 느낌을 알기엔 쉬는 날이 좋다. 
몰래, 사람들 사는 향내를 맡고 싶으면 시장이 좋다. 
사랑하는 사람의 옆모습을 보기엔 극장이 좋다. 
몇 발자국 뒤로 물러서기에는 파도가 좋다.
가장 살기 좋은 곳은 생각할 필요 없이 내가 태어난 곳이 좋다. 
조금이라도 마음을 위로 받기엔 바람 부는 날이 좋다. 
여행의 폭을 위해서라면 


한 장보다는 각각 다르게 그려진 두 장의 지도를 갖는 게 좋다. 
세상이 아름답다는 걸 알기 위해선, 높은 곳일수록 좋다. 
세상 그 어떤 시간보다도, 지금 우리 앞에 있는 시간이 좋다. 
희망이라는 요리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두근거릴수록 좋다. 
고꾸라지는 기분을 이기고 싶을 때는 폭죽이 좋다.
사랑하기에는 조금 가난한 것이 낫고
사랑하기에는 오늘이 다 가기 전이 좋다.      
     
 - 이병률,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