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나의 이야기

마음이 아프네요!

딸기라때 2013. 1. 23. 21:38

엊그제 또 생을 마감하신 기관사분을 보면서 동료 직원으로써 먼저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언제부터인가 기관사 분의 사고가 신문지상 등에 자주 나와서 유달리 자살자가 많다고 느껴 지네요.

 

그로 인해 공황장애라는 새로운 질병이 있다는 사실도 알았구요...

 

그러나 한편 역에 근무하는 역직원들의 돌연사도 많습니다.

 

입사 후 돌연사로 세 분의 부역장님이 돌아가시는 것을 경험하였고, 그 중에 두 분은 개인적으로도 친했던 분들이라...ㅠ.ㅠ

 

장례식장에서 아빠를 외치던 어린 자녀의 모습은 지금 생각해도 눈가가 젖어옵니다.

 

또한 암으로 돌아가시거나 암에 걸린 역직원들도 몇 분 보았네요...

 

물론 돌연사는 심장과 관련된 질환으로 개인적인 흡연과 음주가 영향을 미칠 수 있으나

 

원인이 되는 결정적인 요인은 스트레스라고 다들 알고 계시지요... 알시다시피 암 또한 스트레스가 커다란 요인입니다.

 

스트레스를 잘 해소하지 못하는 내향적 성격을 가진 사람들이 암에 걸리기 쉬운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기관사들이 공황장애에 취약하다면 역직원들은 스트레스에 취약합니다.

 

특히 야간 근무를 하다보면 시비를 거는 승객들이 많이 있습니다.

 

역직원들은 하루에 지하철을 이용하는 수만명 사람들의 샌드백입니다.

 

하루 승,하차 수만명의 사람들이 역직원 곁을 스쳐지나간다는 사실 자체가... 바로 스트레스가 질병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특히 야간 근무시 책임을 지는 위치에 있는 부역장들의 건강이 더 많이 악화되는 것은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초창기 들어온 공채직원들 나이가 어느덧 40중반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이제 불혹을 넘어 곧 50을 바라보게 되네요~~

 

아직도 일부역은이 월 2-3일을 단독근무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공익도 언제나 한명이고, 그나마 성실한 공익이라면 다행이구요~~~

 

환승, 대형 1급지역도 한 명 휴무면 야간에 두명이지만,  힘듭니다...

 

식사라도 한 명 나가서 하면 그 시간 역시 단독근무 이지요...

 

그래서 도시락을 사들고 다니는 역직원들도 주위에 꽤 많더라구요.

 

심야에 대합실에서 소리 꽥괙 질러대는 취객 고성이라도 들린다 싶으면 꼭 단독 근무가 아니더라도 심장이 멎칫 합니다.

 

게다가 열차관제로부터 객실내 난동 피우는자 끌어내라는 전화가 오면(가스총이 지급되었지만) 두려움이 앞섭니다.

 

가끔씩 열차내 성추행범, 소매치기 잡으라고 하는데.. ㅠ.ㅠ

 

때론 회식하고 술에 취해 지나가는 젊은 직장인들..  눈마주치기 조차 싫을 때도..

 

카드 집어던지며 왜 태그 안되냐며 시비걸까봐 두렵기도 하구요,

 

막차때 혹시 열차 지연, 연착되어 승객들 난리칠까봐 두렵습니다.

 

에스컬레이터에서 노인네 굴러 떨어질까 두렵고..

 

역사내 임대 편의점, 화장품가게에서 행패부리는거 도와달라고 할까 두렵고..

 

지들끼리 술먹고 시비붙어 쌈박질하는거 뜯어말리다 맞을까봐 두렵고..

 

영업끝나고 막차에서 내린 승객들이 시비걸까봐 두렵고..

 

열차 타려다 출입문에 끼었다면서 아이센타에 찾아와 병원비 내놓으라고 소리지를까 두렵고..

 

밤늦은 시간  여자승객이 어떤남자가 자기 계속 따라온다고 잡아달라고

 

하면 혼자서 어떻해야하나?

 

그런 야간근무에 대한 두려움... 이제 그만하고싶다고 외치고 싶지만, 가장으로 살아가야 현실이...

 

기관사들이 왜 공황장애를 앓는걸까요?

 

그것은 단독 1인승무때문에 그렇다고 봅니다.

 

바로 나자신외에는 아무도 도와줄 사람이 없다는것...

 

역에 (단독)근무하는 상황도  기관사들과  다를게  전혀 없다고 봅니다.

 

물론 역 야간 근무가 대부분은 그냥 무사히 별 일 없이 지나가긴 합니다.

 

하지만 공황장애라는게.. 지금 당장 일어나지 않는 두려운일이...

 

꼭 벌어질것같은 공포감이 공황장애 아닐까라고 생각해 봅니다.

 

노동조합은 자신들 잇속 챙기느라 조합원 고통은 언제나 관심밖이고,

 

계속되는 스트레스와 두려움에다 각종 질병을 얻어 젊은 나이에..

 

근무중에 돌연사하고, 심장마비로 .. 암이라는 불치병에 세상을 하나 둘 등지는 현실을 가끔 보면서

 

이제 야간근무 돈 몇푼에 남은 직장생활을 몸과 마음이 피폐해지 것을 보면서

 

야근만 하고 돌아오면 얼굴이 몇년은 늙어 보인다는 집사람의 말에...

 

모든 직원들이 자기 분야에서 소신을 가지고 묵묵히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정 어느 분야의 업무가 쉽다는 그런 내용은 아니구요

 

그냥 야간 근무를 마치고 지금의 신세 하소연이라도 하고자 이 글 올려 봅니다.

 

2013년 1월 19일 사건 관련

 

노동조합 - 열린마당 글 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