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나의 이야기

욕심 - 파랑새와 들쥐의 우화

딸기라때 2013. 1. 16. 21:17

 이런 우화가 있다.

평화와 행복의 상징인 파랑새 한 마리가 여름 동안 나뭇가지에

앉아서 아름다운 노래를 불렀다. 머지않아 다가올 겨우살이 걱정

도 하지 않고 평화와 행복의 노래만으로 부르고 또 불렀다.

 

 

그리고 바로 가까운 이웃에 들쥐 한 마리가 살았는데, 날이면

마다 보리밭, 옥수수밭을 들락거리며 온갖 곡식들을 몰래몰래

어다 곳간에 쌓았다. 하느님이 파랑새의 몫으로 작정해 놓으신

간나무 열매마저도 어느새 날쌔게 훔쳐다 쌓았다. 

 

 

 어느덧 여름이 가고 가을이 지나 겨울이 왔다. 허기진 파랑새는

들쥐를 찾아가 자기 몫이었던 나무 열매 한 알이라도 돌려 주기를

간청해 보았다. 그러나 들쥐는 아주 냉정하게 거절했다.

 

 

추위와 굶주림에 지쳐 버린 파랑새는 마침내 견디지 못하고 날개를 접고

죽어갔다. 들쥐는 곡식이 가득한 곳간에서 배불리 먹고 마시면서

뒹굴었다. 그러면서 가끔 멀리서 들려오는 파랑새의 슬픈

노랫소리를 무심히 흘려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파랑새의 노랫소리가 끊어졌다. 어쩐지

들쥐는 이상한 공허에 휩싸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파랑새의 노랫

소리를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들쥐는 그제서야 비로소 그

래의 의미를 깨달았던 것이다.

 

 

 들쥐는 못 견디게 쓸쓸하고 삭막했다. 이리저리 헤매고 곳간 밖

을 내다보았지만 여전히 답답하고 허전했다. 어떻게 해서라도 파

랑새의 노랫소리를 다시 듣고 싶었다.

 들쥐는 점점 식욕을 잃고 몸은 쇠약해져 갔다. 마침내 들쥐는

곡식이 잔뜩 쌓여 있는 곳간 속에서 정신쇠약으로 죽어 버렸다.

 

 

인간은 그 동안 들쥐의 철학만을 지나치게 숭상했던 것 같다.

그래서 좋은 것과 나쁜 것, 옳은 일과 그른 일, 가야 할 길과 가

지 못할 길을 가리지 않고 그저 곳간을 채우고 재산을 쌓는 데

혈안이 되어 있다.

 

 

악착같이 벌어서 남보다 많이 갖는 것이

리의 비결이요, 영광의 기반이라는 의식구조 때문에 삶은 갈수

록 치열한 아귀다툼의 양상을 띠게 되고 인간관계는 그만큼

혹해지기만 했다. 이렇게 살아서 무얼 할 것인가?

 

 

그렇지만 그렇게 사는 것이 최상의 삶이라고 믿고 지금도 모으

는 데만 혈안이 되어 있다.

이것이 지금의 현대인의 모습인 것.

 

 

- '우리는 누구나 행복할 권리가 있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