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나의 이야기

말에도 색깔이 있다.

딸기라때 2024. 2. 20. 07:07

"말에도 색깔이 있다."


​명장으로 불릴 정도로 솜씨가 뛰어난 한 이발사가 자신의 기술을 전수하기 위해 젊은 도제(제자) 한 명을 들였습니다.

그가 들인 젊은 도제는 성실한 사람이었고 그로부터 열심히 이발 기술을 전수받았습니다.

그렇게 일정 기간이 지나자 이발사는 드디어 도제에게 손님의 머리를 맡겼습니다.
첫 손님을 맞은 도제는 지금까지 배운 기술을 최대한 발휘하여 열심히 손님의 머리를 깎았습니다.

그런데 거울에 자신의 머리 모양을 확인한 손님이 투덜거리듯 말했습니다.

"너무 길지 않나요?"

최선을 다했지만 예상치 못한 손님의 말에 당황한 도제는 아무런 답변도 하지 못하고 그저 안절부절 서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모습을 본 스승 이발사가 미소를 지으며 손님에게 말했습니다.

"머리가 너무 짧으면 사람이 좀 경박해 보인답니다. 손님에게는 지금처럼 조금 긴 머리가 정말 잘 어울리는데요."
그 말을 들은 손님은 금방 기분이 좋아져 돌아갔습니다.
이후 두 번째 손님이 들어왔고 이발이 끝나자 그 손님 역시 거울을 보면서

"너무 짧게 자른 것 아닌가요?"라고 마음에 들지 않는 듯 말했습니다.

이번에도 도제 이발사는 아무런 대꾸를 하지 못했고 스승 이발사가 다시 거들었습니다.
"짧은 머리는 긴 머리보다 훨씬 경쾌하고 정직해 보이는데 손님이 지금 딱 그렇게 보인답니다."
그 손님 역시 매우 흡족한 기분으로 돌아갔고 다시 세 번째 손님이 들어왔습니다.

무사히 이발을 마친 이번 손님은 자신의 머리를 무척 마음에 들어 했으나 돈을 내면서 이발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고 불평했습니다.
이번에도 스승 이발사가 나섰습니다.

"머리 모양은 사람의 인상을 좌우한답니다. 그래서 성공한 사람들 대부분은 머리 다듬는 일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요."

역시 세 번째 손님도 매우 밝은 표정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렇게 이발소 문을 닫으려는데 네 번째 손님이 들어왔습니다.

이발을 마친 손님이 드디어 매우 만족스러운 얼굴로

"참 솜씨가 좋으시네요. 겨우 20분 만에 말끔해졌어요."라고 말했지만 도제 이발사는 여전히 어떤 대답을 해야 할지 몰라 당황한 표정을 지을 뿐이었습니다.
그때 스승 이발사가 손님의 말에 맞장구를 치며 말했습니다.

"시간은 금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손님의 바쁜 시간이 단축됐다니 저희 역시 매우 기쁘군요."

그날 저녁, 스승 이발사가 도제 이발사에게 말했습니다.
"세상의 모든 사물에는 양면성이 있다네.

어떤 일이든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고 얻는 것이 있으면 손해 보는 것도 있지.

또한 세상에 칭찬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네.

그래서 나는 오늘 손님의 기분을 상하지 않으면서 자네에겐 격려와 질책을 함께 한 것이라네."

이처럼 말은 같은 상황이지만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크게 차이가 납니다.

지금부터라도 조리 있는 말과 상황에 맞게 상대를 고려하는 기분 좋은 말을 할 수 있는 기술을 익혀야 할 것입니다.

[ 오늘의 명언 ]

말도 아름다운 꽃처럼 그 색깔을 지니고 있다.


– E.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