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발 물러나면
중국 송대에 상서(장관)를 지낸 ‘양분’이 책을 읽는데 조카들이 뛰어와 말했다.
“숙부님, 심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옆집 사람들이 새 담장을 세웠는데 석자나 되는 우리 땅을
자기 집 마당으로 끌어들였지 뭡니까?”
그 말을 듣던 양분이 입을 열었다.
“생각해 보자. 옆집에서 땅을 침범하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줄까?”
“별 영향이 없어도 경우가 아니잖아요. 그냥 넘어갈 수 없습니다.”
양분은 후후 웃으며 창밖의 낙엽을 가리켰다.
“가을이 되니 원래 가지에 속했던 잎이 땅으로 떨어지는구나. 저렇게 떨어지는 나뭇잎들을 보며
나뭇가지는 무슨 생각을 할까?”
조카들은 그 뜻을 짐작할 수 없어 고개만 갸웃거렸다. 그러자 양분이 말했다.
“우리 모두 머지않아 저 낙엽처럼 떠날 운명이니 한 조각 땅을 두고 싸우는 일이 무어 그리 중요하겠느냐.”
그제야 조카들은 고개를 숙였다.
“저희는 좁은 마음에 이웃과 소송이라도 벌일 생각이었어요.”
조카들이 건넨 소송장을 본 양분이 조용히 타일렀다.
“사적인 이해관계에 얽매였을 때, 가장 먼저 할 일이 무엇인 줄 아느냐.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한 발 물러나는 것이다.
내가 딱 한 발만 물러나도 사람들과 날을 세울 일은 없어진다. 그게 세상살이의 이치인 것이야.”
좋은생각 2014년 10월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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