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나의 이야기

누군가의 빛

딸기라때 2015. 3. 31. 15:31

누군가의 빛

 

호주 시드니에는 1800년대부터 사람들이 목숨을 잃는 장소로 유명해진 '갭 파크'라는 절벽이 있다.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지는 곳이지만 안타깝게도 일 년에 열 다섯 명 정도가 절벽 아래로 몸을 던졌다.

 

이곳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돈 리치는 어느 날, 절벽 위 생명을 구하겠다고 결심했다.

걱정하는 아내에게 "전쟁에 나가지 않고도 누군가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니 오히려 축복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절벽에서 몸을 던지려 망설이는 누군가를 발견하면 다가가 인사를 건넸다.

집에 가서 차 한잔 하자며 손을 잡고 내려오곤 했다.

그렇게 50년 동안 리치가 구한 생명은 160여 명.

 

80대가 된 그는 암 투병으로 더 이상 절벽에 오를 수 없자

망원경으로 동태를 살피다 구조대에 신고하는 방법으로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다.

 

그는 말했다.

 

"절벽 끝에 선 이들은 세상에 자신을 이해해 주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때로는 미소 한 번, 인사 한 번이 우리의 운명을 바꿀 수도 있죠.

어둠 속에서 한 줄기 빛만 발견해도 살고 싶은 게 인간입니다."

 

좋은생각 2014년 1월호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