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애는 사랑 받는 아이도 망친다
차별 받는 아이의 내면에선 부모의 관심과 호의와 사랑과 돈을 독차지하는 형제는 행복할 것이라는 시기심이 솟구치지만, 편애는 가장 사랑 받은 아이뿐 아니라 간과된 아이, 사랑 받지 못한 아이 모두에게 일평생 악영향을 끼친다. 편애의 대상이 된 아이는 일시적으로 만족감을 느낄 수 있지만 전반적인 가정 환경이 적대적이며, 특히 형제 자매간에 공격적인 관계 속에서 결코 행복할 수 없다는 게 젠킨스 교수의 연구 결과다.
부모로부터 배타적이고도 각별한 사랑을 받는 것은 분명히 긍정적인 점이 있다. 가장 큰 자산이 높은 자존감과 자신감이다. 아이는 편애를 통해 ‘난 뭐든지 할 수 있어’ 하는 자신감과 권능감을 갖게 된다. 엘런 베버 리비 박사는 ‘가장 사랑 받은 아이: 편애는 어떻게 다른 가족 모두에게 평생 영향을 끼치는가’라는 책에서 “루스벨트 대통령 이후 미국의 모든 대통령은 편애를 받은 자식이었다”며 “자신이 특별히 사랑 받는다고 확신하는 아이는 자신감과 힘을 갖게 돼 세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자신의 능력을 믿으며 자라난다”고 지적한다.
문제는 이런 억제되지 않은 자신감이 자신은 특별하고 남들과는 다른 기준을 적용 받는다는 인식을 심어준다는 것. 세계적 명사들이 종종 황당한 스캔들로 인생을 망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리비 박사는 “남들은 안 되지만 남들과 다른 나는 해도 괜찮다고 믿는 범법 행위나 비도덕적 행동들이 편애로부터 시작된다”며 혼외정사로 망가진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와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등을 예로 들었다. 성추문으로 이력을 끝낸 스트로스 칸 전 국제통화기금 총재도 마찬가지. 성공을 촉발했지만 궁극적으로는 실패로 이끈 성격이 부모의 편애로부터 형성됐다는 지적이다.
편애는 결국 사랑 받는 아이에게도 장기적으로는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사랑을 독차지한 아이는 부모만큼 자신을 사랑해줄 수 있는 사람을 찾지 못하면 친밀한 관계 맺기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편애 받았다는 죄책감을 느끼고 형제와 부정적인 관계를 겪는다. 부모가 나이 들면 더 많은 돌봄과 조력을 제공해야 한다는 기대를 받게 되고 이는 스트레스로 이어지기도 한다.
개성의 구축이라는 측면에서도 편애의 대상이 되는 게 좋지만은 않다. 리비 박사는 “편애의 대상인 아이들은 부모의 사랑을 잃지 않기 위해 생의 너무 많은 부분을 써버린 나머지 자기 고유의 개성을 발전시키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반대로 “관심을 받지 못한 아이는 부모 앞에서 재롱을 피울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자신이 경험하길 원하는 것을 자유롭게 경험하고 자신이 원하는 사람이 될 가능성이 높은 반면, 미움 받은 아이는 종종 부모의 분노를 받아내야 하는 희생자이기 쉽다”고 한다. 미 코넬대학 노인학 교수인 칼 필머는 “편애는 장성해 가정을 꾸린 자식에게도 평생 지속되는 정신적 해악을 끼친다”며 “만일 엄마가 한 아이를 특별히 편애하거나 미워한다면, 그녀는 부지불식간에 자식들의 우울증에 기여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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