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나누는 관계
어느 부부가 있다. 남편은 변호사이고, 부인은 육아를 전담하며 시간제로 일한다. 남편은 늘 바쁘다. 야근을 밥 먹듯이 하고, 집에 와서도 일하느라 얘기할 시간조차 없다. 아내는 일상을 나누고 고민도 털어놓고 싶지만, 막상 대화를 시작하면 남편은 끝까지 듣지 못하고 성급하게 해결책을 꺼내려고만 한다.
어딘지 익숙한 장면이라고 느껴지는가? 사실은 한 부부의 사례를 거꾸로 비튼 것이다. 변호사는 아내고, 육아를 맡은 쪽이 남편이다.
작가 존 그레이는 1993년에 남녀의 차이를 다룬 책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를 썼다. 이에 따르면 남성성의 특징은 독립심, 무심함, 문제 해결 능력, 목표 지향적 등이며, 여성성의 특징은 상호 의존성, 감정적, 보살피는 성향, 관계 지향적 등이다. 이 차이의 원이는 남성호르몬과 여성호르몬이 달라서다. 이 책은 전 세계에서 5천만 부 이상 팔리며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한데 25년이 지난 지금 존은 말한다. “세상이 변했다.” 그는 새로 쓴 책 <화성 남자와 금성 여자를 넘어서>에서 위 부부 이야기를 소개했다. “일하는 여자가 많아지고 집에서 남자가 할 일이 늘어나면서 남녀 관계에도 변화가 일어났다. 남성성을 드러내는 여자도, 여성성을 드러내는 남자도 많아졌다.”
그가 새롭게 제시하는 남녀 관계는 이렇다. 역할을 나누는 관계에서, 마음을 나누는 관계로 나아가는 것. “부모나 조부모 세대는 배우자가 자기 역할에만 충실하면 만족하고 살았다. 이를 ‘역할을 나누는 관계’라고 한다. 하지만 요즘은 자기의 진짜 모습을 마음껏 드러낼 수 있는 관계를 통해 정서적 충만감을 느끼고 싶어 한다. 이를 ‘마음을 나누는 관계’라고 한다.”
그는 남성성과 여성성의 선천적인 차이는 여전히 인정한다. 다만 양쪽의 특성이 적절히 조화된 자신의 모습을 찾길 권한다. 그리고 남녀 관계에서 이러한 자신을 표현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고차원적인 사랑을 경험하며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한다.
“배우자와 평등한 관계를 맺어야 할 뿐 아니라 자기 안의 남성성, 여성성과도 평등한 관계를 맺어야 한다. 이 새로운 통찰은 연인이나 부부만이 아니라 개인의 행복에도 필요하다.”
이호성 기자 / 좋은생각(201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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