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나의 이야기

연후(然後)---진계유(安得長者言 중에서)

딸기라때 2019. 6. 25. 15:05

뒤에야(然後)---진계유(安得長者言 중에서)

 


靜坐然後知平日之氣浮(정좌연후지평일지기부)

고요히 앉아본 뒤에야

평사시의 마음이 경박했음을 알았네

守默然後知平日之言躁(수묵연후지평일지언조)

침묵을 지켜본 뒤에야

지난날의 언어가 소란스러웠음을 알았네

省事然後知平日之費閒(성사연후지평일지비한)

일을 줄인 뒤에야

시간을 무의미하게 보냈음을 알았네

 

閉戶然後知平日之交濫(폐호연후지평일지교남)

문을 닫아건 뒤에야

이전의 사귐이 지나쳤음을 알았네

寡欲然後知平日之病多(과욕연후지평일지병다)

욕심을 줄인 뒤에야

이전의 잘못이 많았음을 알았네

近情然後知平日之念刻(근정연후지평일지념각)

정을 쏟은 뒤에야

평소에 마음씀이 각박했음을 알았네


세상의 한가운데 있다 보면 우리가 지금 어디에 있는 것인지,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지, 무엇을 말하고 있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가끔은 한 발자국 떨어져 바라보면 불명확한 것들이 명확해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명나라 문인 진계유가 이러한 면들을 한시로 지어낸 것 같습니다. 오래전에 지어진 한시인데,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그대로 적용해도 손색이 없는 걸 보면 인생사 그때나 지금이나 돌아가는 이치는 같은가 봅니다.


매일 쏟아져 나오는 말의 홍수시대에 우리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걸러내고, 우리의 것으로 취하여 삶 속에 녹여내는 일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진계유의 [연후(然後)]를 떠올리며 한발짝 물러나 살피고 되돌아 보고 중심을 잡는 일은 꼭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어느덧 한 해의 절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연초에 계획했던 일들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 한 번 되돌아 보고, 

열심히 달려온 중간 결과도 보며 한 타임 쉬어갈 수 있는 여유를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건강관리 잘 하셔서 무더운 여름도 즐겁고 행복한 일들만 가득하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