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는 술에 빠지는 걸까 / 하종은 / 소울메이트
술을 마시면 잠이 잘 오는데 불면증이 악화되나요?
불면증에 걸렸을 때 병원에 가서 약을 처방받는 것이 왠지 꺼려지면 술에 의존하게 된다. 의사가 조용히 수면제나 쥐어주면 좋겠지만 꼬치꼬치 캐묻고 나를 뭔가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취급하거나 술을 끊으라고 강요하면 어쩌나 싶기도 하다.
와인 한 잔 정도는 몸에도 좋고 잠도 잘 오게 해준다는 속설을 떠올리며 술잔에 손을 대는 사람이 많다. 실제로 술은 수면을 유도하는 작용이 있기 때문에 초기에는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술은 기본적으로 수면의 질을 저하시킨다. 최적의 수면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필요한 렘수면을 방해하는데다가 갈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잠을 깊이 자지 못하고 자주 깨게 된다. 게다가 술을 마시고 잠에 잘 들려면 한두 잔씩 술을 늘리게 되는데 이러한 현상을 술에 내성이 생겼다고 표현한다. 또한 술을 마시지 않으면 잠이 오지 않고 괜히 짜증이 나거나 불안하다면 금단증상이 시작된 것은 아닌지 의심해야 한다.
중독자들은 수면제보다는 술이 낫다고 착각한다. 그러나 술과는 다르게 수면제는 잠만 잘 자게 해줄 뿐 수면의 질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또한 술에 비해서 훨씬 안전하다. 사람들의 편견과는 달리 요즈음 수면제는 안전해서 자살 시도용으로는 별 쓸모가 없다. 졸피뎀같은 수면제는 내성이나 금단 증상이 적기 때문에 쉽게 중독되지 않는다고 한다.
수면제를 복용할 때는 몇 가지 원칙을 지켜야 한다. 첫 번째 원칙은 짧은 기간 복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주일에 2~4일 이하로 복용하는 것이 좋고, 그 또한 3~4주를 넘기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최소한 용량을 사용하고 점차 줄여가면서 끊는 것을 늘 염두에 두여야 한다. 수면제를 복용하는 마음가짐도 중요한데 “난 수면제가 있어야 푹 잘 수 있어.”라는 생각보다는 “수면제가 있으니까 잠에 대해서 스트레스를 받지 말고 잠을 즐겨야지. 정 안되면 수면제는 먹으면 되지 뭐.”라는 식으로 생각하는 것이 좋다.
보다 근본적인 치료는 잠에 대한 생각과 습관을 바꾸는 것이다. 잠이 스트레스가 되기 시작하면 곧 불면증이 시작된다. 또한 잠은 가만히 두면 정상 패턴을 되찾으려는 성질이 있다. 따라서 잠을 잘 자기 위해서는 우선 잠을 잘 자려는 노력, 많이 자려는 노력부터 포기해야 한다. 침대에 누워 있는 시간을 7시간 정도로 일정하게 유지하고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도록 하는 것이 좋다. 불면증이 있는 사람들은 흔히 몇 시에 잠에 드는가를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불면증에서 회복되는 방법은 일어나는 기상 시간에만 집중하는 것이다. 낮잠은 자지 않는 것이 좋다. 15~20분 이상 잠이 오지 않는다면 더 이상 잠에 들기 위해 노력하지 말고 침대에서 잠시 벗어나 머릿속을 비우고 다시 졸리면 침대에 눕는 것이 좋다. 그렇게 하면 일단 잠과의 사투는 줄일 수 있다. 정해진 시간에만 침대에서 몸을 이완시키고 누워 있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피곤이 풀린다고 했어. 잠 때문에 스트레스 받지 말자. 오늘 밤 잘 못 자면 어때? 내일 또 하루를 열심히 보내고 나면 내일 밤에는 졸리겠지 뭐.“라고 생각해보자. 기상 시간과 침대에 누워있는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은 잠에서 자유로워지는 방법이기도 하고 잠을 잘 자는 방법이기도 하다.
또한 커피, 코코아, 홍차, 녹차, 콜라, 초콜릿 등 카페인이 든 음식이나 담배는 불면증이 있다면 애당초 입에 대지 않거나 적어도 밤 7시 이후에는 삼가는 것이 좋다. 또한 이른 시간에 운동을 하고 규칙적이고 활기찬 하루를 보내면서 낮에는 몸을 깨우고, 밤에는 몸을 이완시키고 편안하게 하는 것이 좋다. 이를테면 수면 전에는 텔레비전 시청보다는 라디오 청취나 독서가 낫고 지나친 운동이나 과식도 좋지 않다(배가 고파서 잠이 오지 않는 사람은 간식을 소량 먹는 것이 도움이 되기도 한다). 취침 전 20분 정도 너무 뜨겁지 않은 따뜻한 물에 목욕을 하는 것도 몸과 마음을 이완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최근에는 명상요법이나 이완요법이 관심을 끌고 있는데 수면클리닉이나 관련 도서를 통해서 이를 익혀주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침실은 잠만 자는 안락한 곳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 침대에서 책을 읽거나 생각을 정리하고 텔레비전을 시청하는 것은 모두 좋지 않다. 시간을 확인해가며 잠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는 것도 좋지 않기 때문에 아예 시계를 치워버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
왜 우리는 술에 빠지는 걸까 / 하종은 / 소울메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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