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건강

[마음건강자료실] 관점을 바꾸면

딸기라때 2015. 9. 4. 13:15

관점을 바꾸면

     

  얼마 전 지인과 저녁 식사를 하다 이런 말이 나왔다. “아! 그 말, 그 쉬운 말이 생각나지 않아요.” 우리는 사춘기 자녀와의 대화법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이었다. 이야기의 핵심은 아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궁금한데 말을 안하니 답답하다는 것이었다.

     

  부모에게서 독립해 자신만의 세계를 가지려는 사춘기 자녀와 대화하기란 쉽지 않다. 게다가 공부 이야기만 나오면 아이는 입에 자물쇠를 채운다. 이때, 대화의 물꼬를 트는 좋은 방법은 관점을 바꾸는 것이다. ‘저 아이는 공부를 열심히 안 해.’라는 생각에서 ‘열심히 할 수 있는데 어떤 어려움이 있어 못하는구나.’라는 식으로 이해해야 한다. 여기서 ‘어떤 어려움’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단정 짓지 말라는 뜻이다. ‘맨날 게임 하니까 못하지.’, ‘맨날 문자 메시지만 보내니까 그렇지.’라고 판단해 인터넷을 못하게 하거나, 휴대 전화를 뺏는다면 문제가 악화될 뿐이다.

     

  오히려 “요즘 성적이 좋지 않네. 어려운 게 있니?”라고 묻는게 훨씬 효과적이다. 이렇게 물어보면 뜻밖에도 아이들이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 자주 직면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무엇보다 책상에 앉아 한참 딴짓하는 것, 인터넷으로 숙제를 하다가 다른 일에 빠져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없음을 아이들 스스로 잘 알고 있다. 그럴 때 부모가 “그러니까 인터넷 그만하랬지!”가 아니라 “그럼 인터넷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 있을까?”라고 질문해야 한다. 이어서 “뭘 도와주면 좋겠니?”라고 물어보면 좋다. 내 주변에 이런 질문을 통해 변화된 아이가 많다. 엄마와 하루 한 시간씩 숙제하며 인터넷 사용 시간을 줄인 사례도 있다.

     

  자녀를 바라보는 관점이 바뀌면 아이가 먼저 도움을 청하고 의논하기 시작한다. 대화만 되면 해결법은 그리 어렵지 않다. 한 가지 방법이 안 되면 또 다른 방안을 의논하면 된다.

자, 이제부터 사랑하는 자녀에게 질문을 던져 보자. “왜 안되는 걸까? 뭐가 문제니?”하고 말이다. 아마 예상치 못한 대답을 많이 듣게 될 것이다.

     

노규식/연세휴 클리닉 원장(좋은 생각, 2015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