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건강

[마음건강자료실] 감정, 너무 억누르면 병이된다.

딸기라때 2015. 9. 17. 13:55

감정, 너무 억누르면 병된다.  

 

다른 사람이 칭찬을 하든지 비난을 하든지 나는 개의치 않는다.  

다만 내 감정에 충실히 따를 뿐이다.

 

-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마치 소설가처럼 자신의 감정을 매우 섬세하게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자신의 감정에 대해 무감각한 사람들도 있다.

 

전자와 같은 예민한 사람들의 감정이 24색 크레파스처럼 다채로운 빛깔을 띠고 있다면 후자가 지닌 감정의 크레파스 색깔은 몇 가지 되지 않는다. 선천적으로 감정의 변화가 적을 수도 있으나, 대개 후천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지나치게 통제하고 억눌러서 그렇게 변한 경우가 많다.

 

 

물론 일순간의 감정을 참지 못하고 폭발하는 것이 결코 옳은 것은 아니다.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내뱉은 말이나 행동은 후회를 불러오기 십상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신의 감정을 숨기거나 억누르기만 하는 것은 더욱 위험한 일이다. 지나친 감정의 절제는 우울증이나 충동조절장애와 같은 정신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특히 분노, 원망과 같은 감정을 드러내지 못하고 억압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이들에 비해 암이 더 잘 생긴다는 연구 결과도 많다.

 

감정을 드러낸다고 해서 나약한 존재가 되는 것도 아니고, 자기중심적인 사람이 되는 것도 아니고, 미성숙한 인격체가 되는 것도 아니다. 적절하게 감정을 드러내고 표현하는 것은 타인과 더 나아가 세상과 소통하는 첫걸음이다.

 

 

감정이라는 것은 파도와 같아서 끊임없이 밀려오고, 밀려간다. 잔잔하고 아름다운 물결을 이룰 때도 있지만, 태풍이 불면 파고는 매우 높고 거칠어지기도 한다. 우리는 때때로 위험해지는 이 파도에 휩쓸리지 않으면서도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이 파도에 휩쓸리거나 잠식당하지 않고 서핑을 즐기게 된다면 우리의 인생에 생기와 에너지를 전달해 줄 것이다.

 

 

울음

 

 

어릴 때부터 울면 지는 것, 우는 건 남자다움과 거리가 먼 것 등의 교육을 받고 자란 남성들 중에는 울음과 같은 감정 표현에 서툰 경우가 많다. 이들은 정작 실컷 울어야 할 때에도 눈물이 나오지 않아 애를 먹는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의 연약함, 마음속에 있는 불안과 막막함을 받아들이는 게 먼저다.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다. 전 영국 왕세자비 다이아나가 불행한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을 때 온 영국이 울면서 슬픔에 잠겼었다. 그런데 그 사건 이후 한동안 영국에서는 심리상담원을 찾는 사람들이 대폭 줄어들었다고 한다. 다이아나의 일로 슬퍼하고 눈물을 흘리는 동안 자신 안에 있던 많은 정신적이고 심리적인 문제들이 풀려버린 것이다. 이를 가리켜서 영국에서는 ‘다이아나 효과(Diana effect)’라고 말한다.

 

울음은 팍팍한 마음에 내리는 단비이다. 비 온 뒤에 땅이 더 굳듯이 눈물 뒤에 마음이 더 굳건해질 수 있다. 더 건강해질 수 있다. 

 

  

 

화가 나는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잃지 않는 것은 성숙의 잣대처럼 인식되기도 한다.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냉정한 판단력을 지키는 모습은 일견, 어른스럽고 믿음직한 모습으로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들은 사실 매번 마음과 마음에 위험한 부담을 주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늘 화를 참고 분노를 억누르거나, 마음 속으로 삭이는 것은 뇌관이 제거되지 않은 폭탄을 품고 사는 것과 같다. 품 속에 꾸역꾸역 밀어 넣어진 폭탄같은 화들은 품 속에서 한꺼번에 터지거나, 불발(不發)이 될 경우 안에서 서서히 마음을 녹슬게 한다. 말하자면 ‘화병’이 생기는 것이다.

 

내성적인 사람, 책임감이 강한 성격, 화를 참아야 하는 것이라고 교육받고 자란 경우 등에 화병이 생기기 쉽다. 누가 봐도 화가 나는 것이 당연한 상황이라면 화를 내는 것이 정당하다. 분노가 꼭 죄악인 것만은 아니다. 정당한 분노를 정당한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은 권장할 만한 일이다. 우리는 화를 내지 않으려고 노력할 것이 아니라 화를 '바르게' 내도록 노력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불안  

 

현대는 그야말로 ‘불안의 시대’이다. 직장 내 경쟁에서 오는 불안, 언제 닥칠 지 모를 테러나 천재지변에 대한 불안, 타인과의 관계에서 오는 불안 등 다양한 불안들이 끈질기게 우리를 옭아매고 있다.

 

예를 들어보자.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누구나 많은 청중들 앞에서 연설을 하거나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면 불안하고 떨리기 마련이다. 이럴 땐 이를 거부하거나 부정하기보다는 불안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편이 오히려 도움이 된다. 그래서 노련한 이들은 청중들에게 솔직하게 “여러분들 앞에 서니 많이 떨리는군요”라고 표현함으로써 자신의 불안감을 잠재우기도 한다. 불안을 자연스러운 심리로 받아들이게 되면 불안과 대립하지 않고 사이좋게 지낼 수 있다. 불안한 마음을 부정하거나 너무 억누르려고만 하다 보면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오기 쉽다.

 

 

외로움  

 

외로움은 꽤 오랜 시간, 단순한 감성의 하나쯤으로 취급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 왕따, 독거노인, 은퇴자들을 중심으로 번지는 심각한 외로움은 실질적으로 몸과 마음 그리고 사회적 건강을 위협하는 독소로 우리 사회에 자리잡았다. 자녀들이 성장해 품안을 떠나가고 난 뒤 겪게 되는 ‘빈 둥지 증후군’과 생업전선에서 물러선 뒤의 ‘은퇴 증후군’에서 볼 수 있듯이 갑작스럽게 닥친 고립감과 외로움은 갖가지 신체적 질병은 물론, 사회적인 문제까지도 불러올 수 있다.

 

 

외로움을 이겨내는 방법 중 가장 좋은 것은 변화에 적극하고 나를 새롭게 바꾸는 것이다. 스스로 바뀐 환경에 적응하고 그 안에서 자신의 존재 가치와 즐거움을 찾는 법을 배워보자. 지금까지의 세상이 당신을 외롭게 한다면, 절대 당신을 외롭게 하지 않을 무엇인가를 적극적으로 찾아내기 위해 노력해보자.

 

 

출처: 정신이 건강해야 삶이 행복합니다. 저자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제공처 HIDO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