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부패 근절은 나의 실천으로부터
이약동이 제주목사로 부임하였을 때의 일이다.
당시 제주도는 중죄인들이 귀양살이를 하는 멀리 떨어진 섬에 불과했다. 지금처럼 농사가 발달하지도 않았던 시기로 이속들이 중간에서 공물을 가로채 자신의 배를 불리는 일이 만연해 있었다.
이약동이 각종 공물과 세금에 관한 문서들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이속들이 상당한 양을 중간에서 착복한 것이 드러나 이들에게 크게 벌을 내려 부정부패를 근절시켰다.
백성들은 그만큼 윤택해진 삶을 살게 되어 깊이 감사함을 느끼고 송덕비를 세우려 했지만 이약동이 이를 엄히 막았으며, 선물을 바쳐도 절대로 받지 않았다. 그러나 백성들은 말채찍 하나를 만들어 바쳤고, 이약동은 이마저도 물리칠 수가 없어서 받아들인 후 사냥을 나갈 때 항상 사용하였다.
이윽고 임기가 끝나 제주도를 떠나게 되었다.
이약동은 백성들에게 받은 말채찍마저 제주도의 물건이라며 벽에 걸어두고 떠났다.
"백성들이 제주목사에게 바친 것이니, 이것은 후임 제주목사가 써야지 내가 가지고 떠나는 것을 옳지 못하다."
이약동이 떠나고 난 후 그 말채찍은 목사가 정사를 다스리는 곳에 걸어두고 후임 목사들이 그의 선정을 본받을 수 있도록 하였으며 후에 말채찍이 다 닳아서 사용할 수 없게 되자 그림으로 그려 벽에 걸어두었다고 한다.
【이약동은 부패를 근절하여 백성들의 삶을 편안하게 하였다. 또한 그는 백성들로부터 어떤 물건도 받지 않고, 단 하나 받은 말채찍마저도 임기가 끝난 후에는 관청에 놓아두고 떠나는 철저함을 보였다. 부정․부패를 근절하는 일은 자기 자신의 실천으로부터 출발한다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주었던 것이다.】
1) 이약동은 태종16년(1416)에 태어나 성종24년(1493)까지 살았던 인물로 호조참판, 경상좌도 수군절도사 등 요직을 역임하였으며, 본관은 벽진, 자는 춘보로 성종때 청백리에도 뽑혔음.
2) 각 관아의 벼슬아치 밑에서 일보던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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