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을 말하는 친구를 어떻게 대해야 할까요?
아시다시피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더욱 마음 아픈 건 증가속도인데 2001년 10만 명당 14.4명이던 것이 2011년엔 31.8명으로 10년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OECD 평균인 11.2명에 비하면 거의 세 배에 가까운 수치입니다.
자살이 늘어나는 원인이나 그 대책에 대해서도 많은 논의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선 자살에 대한 생각을 가진 사람을 만났을 때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해 우선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갑자기 숨을 멈춘 사람을 발견했을 때 올바른 응급조치법을 안다면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듯 자살에 대응하는 올바른 방법을 알고 있다면 소중한 삶을 구할 수 있으니까요.
누군가 당신에게 자살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그 사람은 당신을 믿고 있는 것입니다. 그럴 때는 진심을 다해 그의 말을 들어야 합니다. 그런데 정성을 들여 듣는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러니 상대가 말할 때 스스로에게 계속 이야기하세요.
'듣자, 또 듣자.'
급한 마음에 그의 말에 끼어들어서, 죽는 걸로 해결되는 일은 없다거나, 죽을 용기가 있으면 그 힘으로 살아보라고 하진 마십시오. 그런 생각은 분명 상대도 한번쯤 해보았을 것입니다. 그렇게 생각해도 해결되지 않으니 지금 당신 앞에서 자살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다만 상대가 지나치게 격앙되어 있다면 그 감정은 가라앉히자고 이야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당신 곁에 오래 머물며 이야기를 들을 테니 마음 가라앉히고 함께 고민해보자고 이야기하십시오. 지나친 감정은 이성적인 사고를 가로막아 상황을 더 엉망으로 만드니까요.
자살에 대해 말할 땐 그냥 일상적인 대화처럼 담담하게,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말하세요. 당신이 놀라거나, 자살이란 말을 입에 담기 어려워하면 상대는 당신을 믿지 못하게 됩니다. 오히려 가볍게 말하는 사람에게 더 많은 이야기를 합니다.
자살을 좋게 말할 수는 없지만 비난하지도 마십시오. 그것은 대안이 아니라고 싸울 필요는 없습니다. 자살이 하나의 대안이라는 것은 인정해주되 다른 대안도 많이 있다고 말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나와 함께 고민해보자고 설득해보세요. 깊이 있는 관계 하나가 삶과 죽음의 경계에 놓인 사람에겐 더없이 소중한 동아줄입니다.
마지막으로 자살계획이 구체적일 땐 반드시 전문가를 만나게 해야 합니다. 가급적이면 함께 있을 때 전문가와 만날 약속을 정하세요. 그리고 전문가에게 가는 길에 함께 동행하면 좋습니다. 그 순간 당신은 하나의 소중한 생명을 삶의 궤도에 다시 올려놓고 있는 것입니다.
출처[서천석의 마음 읽는 시간/ 서천석/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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