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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건강자료실] 지금 여기에 집중하는 연습

딸기라때 2018. 8. 21. 10:35

지금 여기에 집중하는 연습  


    

 

시간과 공간을 떠나 과거에 대한 후회 또는 미래에 대한 걱정을 하는 것은 고등 동물로서 인간이 더 나은 미래를 계획하고 준비하는데 분명 도움을 준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인간이 ‘지금’을 놓치게 만드는 등 큰 비용을 발생시키기도 한다. 마크 리어리의 말처럼 생각이 많은 동물이라는 사실은 선물인 동시에 저주인 셈이다.

 

이 저주를 조금이나마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떠돌아다니는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지금 여기에 충실할 수 있게 하는 방법과 그 효과에 대해 연구하는 학자들은 다음과 같이 밝혔다.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산책을 하면서 눈앞에 보이는 길과 나무, 풀에 집중하기, 한 걸음 한 걸음 발자국 소리에 집중하기, 풀 냄새에 집중하기 등등을 해보는 것이다. 또는 명상을 하듯 잠시 눈을 감고 앉아 있거나 누워서 심장박동, 숨 쉬는 소리에 집중해보는 것이다.

 

이렇게 십여 분 정도만 마음을 비우고 현재에 머무르게 하는 것만으로 성과가 향상되고 스트레스가 감소하며 부정적 정서가 가라앉고 마인드 컨트롤을 잘 하게 된다고 한다. 이러한 연구는 최근 심리학계에서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연구 분야 중 하나이다.

 

언뜻 명상이란 신비하고 불가사의한 무엇처럼 생각되지만 사실 명상은 ‘지금 여기’에 집중하는 대신 다른 데는 신경을 끄는 연습에 가깝다. 따라서 정신력의 낭비와 쓸데없는 걱정을 막아주고, 지금 하는 일을 더 잘하게 만들어주며, 정서 조절을 도와주고,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는 등의 효과가 있다.

 

나의 경우 가만히 눈을 감고 있는 건 잘 안 맞아서 산책을 하면서 나뭇잎을 곰곰이 살펴보거나 최근에 배운 뜨개질을 하면서 바늘의 움직임에 집중하는 식으로 나만의 명상을 하고 있다. 시간이 많을 때는 아무 생각 없이 1000피스짜리 퍼즐 맞추기를 며칠 씩 하기도 한다. 꼭 눈을 감고 오래 앉아 있을 필요는 없다. 산책을 하거나 좋아하는 수작업을 하는 등 내 마음과 생각을 비우게 해주는 행위를 하면 된다.

 

요즘에는 하루라도 마음을 비우는 시간을 거르면 삶의 질이 급격히 떨어지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이런 시간이 마음의 평화를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코스가 되었다. 특히 내가 내 삶을 사는 게 아니라 바쁨이 나를 끌고 가는 기분이 들 때, 잠깐 시간을 내서 마음을 비우고 나면 이내 다시 내가 이 삶의 고삐를 쥐고 간다는 느낌을 되찾게 된다.

 

그러고 나면 크게만 보였던 일 더미가 사실은 그렇게 크지 않았음을 알게 되고, 엄청 중요한 일이라 실패하면 인생이 끝장날 것처럼 느꼈던 일에 대해서도 실패의 영향력이 그렇게까지 대단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한 연구에서는 평소 하던 일을 잠깐 멈추고 마음을 정리하는 습관을 가지지 않은 사람들이 이런 작은 명상을 하면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난다고 밝혔다. 손을 움직여서 할 수 있는 단순 작업이나 정처 없이 걷기 등, 뭐든 좋으니 생각을 잠시 멈추는 습관을 한두 개쯤 만들어보면 어떨까? 마음은 붙들지 않으면 이리저리 뛰어다니기 마련이고, 삶의 질은 열심히 관리하지 않으면 언제든 떨어지는 것이니 말이다.

 

 

박진영 / 나, 지금 이대로 괜찮은 사람 / 호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