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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무 생각이 없다. 왜냐햐면 아무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많이 들어본 말일 겁니다. 그게 어떤 느낌인지 당신도 너무나 잘 알고 있겠죠. 인간이라면 누구나, 주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조차 거의 자각하지 못한 채 일상을 살아가면서 이런저런 일들을 그냥 했던 날이 수도 없이 많을 겁니다.
신문이나 책을 읽을 때, 시선은 마지막 줄에 가 있는데 머릿속에는 내용이 전혀 들어오지 않을 때가 있죠. 그런 경험을 해본 적이 있다면 아마 우리가 무슨 얘기를 하려는 건지 알고 있을 겁니다.
마음은 우리 몸과 경험을 데리고 다니는 가이드입니다. 가이드의 말만 듣다 보면 어느 순간 주변 세상과는 말 그대로 연결이 끊길 때가 있죠. 생각과 느낌과 이미지로 가득 찬 머릿속 세상에 눌러앉은 자기 자신을 발견할 때도 있을 겁니다. 세상과 단절되었다는 기분이 들 수도 있고, 심할 때는 육신과도 분리된 기분이 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걸로 자신을 탓해서는 안됩니다. 마음이란 원래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완전히 집중하기 힘들어하는 존재니까요.
현재의 삶과 경험에 다시 연결되려면 마음을 잠시 껐다가 새로 켜야 합니다. 지금 이 순간으로 돌아오는 법,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에 집중하는 법을 마음에게 가르쳐야 하죠. 마음은 여러 방식을 통해 재부팅할 수 있지만, 여기에서는 당신이 의식적으로 마음 쓰지 않고도 늘 하고 있는 활동 한 가지를 추천하려고 합니다. 바로 ‘걷기’입니다.
마음 챙겨 걷기>
걷기는 우리의 생각과 감정에 대한 능숙한 관찰자가 되는 법을 배울 수 있는 훌륭한 방법입니다. 이 연습에서 우리는 스스로의 경험을 의식적으로 이끌고 다녀야 합니다. 마음이 쉴 새 없이 내리는 명령이나 헛소리에 더 이상 끌려 다니지 않을 수 있다면, 마음이 아니라 나 스스로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또 어디로 가고 싶은지를 정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15분 정도 산책을 나가 보세요. 들이마시고 내쉬는 호흡에 집중하면서 자연스럽게 걸으세요. 발걸음의 리듬에 의식을 집중해보고, 몸이 움직일 때 어떤 느낌인지 살펴보세요. 만일 걷기 외의 다른 일에 마음이 쓰이기 시작한다면, 그 일을 한번 바라본 뒤 다시 걷기의 경험으로 천천히 집중해보세요.
한 걸음 한 걸음 발이 땅에 닿는 걸 느껴보세요. 이제 엉덩이, 몸통, 팔, 다리를 차례대로 의식해보세요. 한 걸음씩 걸을 때마다 각 부위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느껴보세요. 나의 몸이 얼마나 완벽한 박자를 만들고 있는지 살펴보세요.
이제 생각과 감정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살펴보세요. 당신이 걸어서 나아갈 때마다 생각과 감정도 앞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 움직임에 깃든 활력을 느껴보세요. 당신은 원하는 대로 걸음을 내딛고,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산책을 끝마치기 전에, 잠시 시간을 들여 당신이 경험한 걷기를 곱씹어보세요. 걷는 동안 머릿속에는 무슨 생각이 떠올랐나요? 마음과 함께 걸어보니 어땠나요? 걷기라는 경험을 좀 더 의식적으로 지각하고 나니까 걷기가 어떻게 느껴지던가요?
어떤 일에서건 의식적인 관찰자가 되려면 연습이 필요합니다. 다행히도 인생에는 연습할 기회가 넘칠 만큼 많죠. 걸을 때만 그런 게 아닙니다. 청소를 하거나, 샤워를 하거나, 이를 닦거나, 운전을 하거나, 설거지를 하거나, 다른 사람과 이야기 할 때에도 의식적인 관찰자가 되려고 해보세요. 생활 속에 의식적인 지각이 자리 잡는다면, 당신은 마음과 감정을 가고 싶은 곳으로 데려갈 수 있는 힘을 얻게 될 겁니다.
존 P. 포사이스/ 게오르크 H. 에이퍼트/ 서종민 역/ 불안해서 밤을 잊은 그대에게/ 생각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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