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나의 이야기

[어른동화 3] 기도하는 손

딸기라때 2019. 3. 23. 15:42

기도하는 손

 

알베르히트 뒤러가 그림을 공부할 때의 일이었습니다. 같이 그림을 그리던 한 젊은이와 절친한 친구가 되었습니다. 뒤러는 물론 그 친구도 너무 가난해서 마음 놓고 그림 공부에 전념하기가 힘들었습니다.

 

어느 날 뒤러의 친구가 말했습니다. "이보게, 우리 두 사람 중 하나가 돈을 벌고 다른 한 명은 그림을 그리는 것이 어떻겠나? 그래서 나중에 돈을 모으게 되면 나머지 한 명이마저 그림 공부를 하면 좋지 않겠어? 아무리 봐도 자네가 나보다 더 소질이 있는 것 같으니 자네가 먼저 그림공부를 하게.

 

“난 그 동안 일을 해서 돈을 벌어 우리 생활과 자네의 뒷바라지를 하겠네.” "말도 안 되는 소리 그만 두게." 그러나 친구가 막무가내로 주장을 했고 뒤러는 무사히 공부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작품이 훌륭한 논평과 함께 전시되고 팔려나간 그날, 뒤러는 이 소식을 알리려 친구에게 뛰어갔습니다. "자, 이젠 자네 차례일세.", 하지만 노동으로 손이 휘고 굳어진 친구는 이미 그림을 그릴 수 없게 된 후였고..

 

친구의 희생으로 혼자만 꿈을 이루게 된 뒤러는 몹시 괴로웠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뒤러는 친구가 하루의 고된

노동을 마친 뒤 마디가 굵어진 손을 마주잡고 감사기도를 드리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 기도의 모습은 감사와 기쁨의 모습이었으며 전혀 불행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친구의 성공을 진심으로 기뻐하면서 자신의 꿈을 잃은 것을 슬퍼하지 않는 모습.

"그래, 바로 저 손이야.

 

지금의 나를 있게 해 준 저 손을 그리자. 그래서 온 세상에 나의 감사하는 모습을 보여주자." "기도하는 손"이 오늘날까지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진한 감동을 주는 이유는 그토록 맑고 아름다운 두 사람의 우정이 그 바탕에 깔려있기 때문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