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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건강자료)무기력에 빠진 당신에게

딸기라때 2019. 8. 20. 08:30

무기력에 빠진 당신에게 

 


무기력은 누구에게나 종종 찾아오는 환영할 수 없는 친구입니다. 만약 심각한 무기력과 무의욕이 2주 이상 이어진다면 우울증에 대한 평가를 받아볼 필요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서는 그보다 가벼운 일상에서의 무기력감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우선 기억할 것은 이 순간은 지나간다는 사실입니다. 어제도 오늘도 끝이 나지 않을 것만 같은 지친 하루가 이어지고 있다 해도 언젠가는 이 모든 것이 걷혀 지나가고 서서히 활력을 되찾게 될 것입니다. 

 

만약 지금 당신이 지독한 무기력에 빠져 있다면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당신 앞에 펼쳐진 망연한 시간에 불안한 기분이 들지도 모릅니다. 하릴없이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며 게임이나 인터넷 서핑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우선 시간 때우기용 스마트폰을 내려놓으세요. 그러면 일단 마음의 불안을 내려놓을 준비가 된 것입니다. 

 

지금의 내 상태가 내 마음에 들지 않을 때는 대개 마음이 멀리 가 있습니다. 미래의 내 모습을 그려보며 불안해하고 있거나, 과거의 나를 후회하고 있거나, 남과 나를 비교하며 못 미더워하고 있습니다. 이럴 때는 ‘지금 여기 here and now’에 집중하는 마음챙김 명상이 도움이 됩니다. 

 

생각은 현재에 있지 않고 과거와 미래를 떠돌며 우리를 끊임없이 괴롭힙니다. ‘지금 여기’에 있는 생각은 없습니다. 내 생각을 찬찬히 들여다보세요. 과거의 일을 반추하거나 미래의 일을 상상하거나 둘 중 하나일 것입니다. 몇 년 뒤 혹은 몇 분 뒤 시간의 차이가 있을 뿐, 정작 ‘지금 여기’ 현재에 있는 생각은 없습니다. 

 

우리가 할 일은 생각을 내려놓고 마음을 현재로 가져오는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의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편안한 자세를 취하고, 지금 내 생각을 가만히 들여다보세요. 생각을 더 만들지 말고 관찰하는 것입니다. 짜증이 나면 ‘내가 짜증이 났구나’, 불안하면 ‘내가 불안하구나’ 하고 바라보며 내버려둡니다. ‘왜 짜증이 나지?’,‘왜 불안하지?’하며 생각에 꼬리를 물고 파고들지 말고요. 

 

내가 무기력하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 사실을 그저 받아들입니다. 완전히 받아들이고 최대한 무기력해지세요. 생각을 멈추면 마음은 쉬게 됩니다. 생각이 많은 머리는 진흙탕과 같아서 휘저으면 휘저을수록 더욱 복잡해집니다. 진흙을 가라앉히고 맑은 물을 얻는 방법은 그저 내버려두는 것입니다. 

 

가만히 나를 지켜보다 보면 어느 순간 생각의 흐름이 사라지고 마음의 평화가 올 것입니다. 처음에는 단 몇 초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 순간의 느낌을 이어가는 데는 자신의 호흡에 집중하는 방법이 도움이 됩니다. 생각에 메이지 말고 내가 들이쉬고 내쉬는 숨과 내 몸의 느낌에 집중하세요. 숨을 깊이 들이쉬고 내쉴 때 내 심장 박동이 어떻게 변하는지 느껴보세요. 


 

짧은 마음의 평화가 지나가더라도 다시 무기력하고 불안해질 지도 모릅니다.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을 버리세요. 하기 싫다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 하지 않는 나를 가만히 지켜보면 됩니다. ‘해야 하는데, 하기 싫어’라는 마음에 묶여 있으면, 마음이 줄곧 ‘해야 하는데’를 맴도느라 마치 진짜 그 일을 하고 있는 것처럼 피로해집니다. 불안은 거기서 옵니다. 하기 싫다면 ‘하기 싫어’에만 집중하고 그런 나 자신을 받아들이세요. 지금 이 순간만 생각하세요. 지금 이 순간만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잖아요. 미래에 집착하지 않는다면, 지금 이 순간에는 아무 문제도 없습니다. 

 

미래는 계획대로 되지 않습니다. 꼼꼼하게 계획을 세워도 어긋날 때가 있고, 내려버두어도 잘 풀려나갈 때가 있습니다. 미래를 걱정하는 것은 부질없는 짓입니다. 

 

가만히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다가, 떠오르는 것을 잡으세요. 그것은 무언가 하고 싶다는 의욕일 수도 있고, 현재의 나에 대한 편안함일 수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당신은 자기 자신에 대해 조금 덜 불안해하고 조금 더 편안해지게 될 것입니다. 

 

나는 당신이 살았으면 좋겠습니다(조울병 의사가 들려주는 조울병 이야기) / 저자 안경희/ 출판사 새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