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건강

(건강자료실)나의 모든 모습을 사랑할 필요는 없다.

딸기라때 2020. 10. 29. 14:01

나의 모든 모습을 사랑할 필요는 없다

수많은 자기계발서와 심리학 도서는 여전히 나를 받아들이는 방법으로 ‘내가 좋아하는 나의 특징’을 찾기를 권한다. 때로는 본인이 무엇에 자부심을 느끼는지, 또 특히 무엇을 잘하는지를 기록하도록 한다. 만약 이런 방법 역시 통하지 않고 여전히 직장에서 근무의욕이 없거나 자신의 모습이 맘에 들지 않아 자신을 비난할 때는 이른바 ‘재구성(refreshing, 같은 일에 대하여 다른 의미를 부여하거나 관점을 바꿔서 보는 것을 뜻하는 심리학 용어-옮긴이)’이라는 방법을 권한다. 여기서는 내가 원치 않는 나의 모습에 어떤 긍정적인 면이 있는지 깨닫도록 한다. 집중력과 끈기가 부족해서 고민인 사람에게 ‘그래도 자발적인 것을 좋아하는 성향이 있으니 단점 역시 장점’이라고 알려주는 식이다.

문제는 이 방법으로는 진정한 자기애를 얻어내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무조건적으로 자신을 좋아하려는 시도는 가장 흔하지만 효과가 없는 방법이다. 자신의 모든 모습을 사랑할 필요는 없다. 사실 자신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모든 면을 긍정적인 것으로 생각하는 태도가 필요한 것은 절대 아니다. 우리는 누구나 스스로에 대해 마음에 들지 않는 특징과 마음에 드는 점을 함께 갖고 있다. 독특한 탐욕이나, 질투심, 복수심, 이기적인 태도, 끊임없는 불평불만, 비겁한 태도와 같은 특징을 모두 좋아할 수는 없다. 이런 특징까지 모두 좋아할 필요도 없으며, 좋아하지 않는다고 해서 스스로를 비난할 것은 더더욱 아니다. 이런 점들을 바꾸고 싶어 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이며, 건강한 태도다.

예를 들어 자신의 코가 너무 길어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을 좋아할 필요가 없을뿐더러 그런 특징과 자신을 동일시할 필요는 없다. 코가 길다는 특징이 당신의 전부는 아니지 않은가. 그저 마음에 들지 않는 특징 때문에 자신을 비난하거나 한탄하거나, 자신에게 책임을 씌우지 않는 것으로 충분하다. 그렇게 되면 수치와 열등감은 고개를 내밀지 않을 것이며 끊임없이 변화를 갈망하는 내 안의 불평꾼 또한, 함부로 잔소리를 늘어놓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받아들여야 하는 마음의 자세는 ‘나는 모든 면에서 아주 멋있어!’가 아니라 ‘모든 인간은 결점이 있어. 내가 나의 모든 면을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지, 내 잘못도 아닌걸!’이어야 한다.

감정 역시 마찬가지다. 자주 깊은 절망감에 빠지거나 남들보다 쉽게 공포를 느낀다고 해도 괜찮다. 마음에 들지 않는 나의 모습을 억지로 받아들이려 싸우는 대신 ‘내게 어떤 느낌이 있어도 상관없어. 나는 맞서 싸우는 대신 그냥 그것을 느끼기만 할 뿐이야’라고 말할 수 있다면, 당신의 그 느낌이 선한 것인지 악한 것인지 내면의 싸움이 벌어질 필요도 없고, 마음이 편안해지며 긴장이 해소된다. 변화에 대한 압박에서 해방된 것이다. ‘변화’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인 ‘수용’이다. 성공을 좇기보다 그저 행복하게 살고 싶은 사람이라면 지금 이대로 아무것도 바꿀 필요가 없다. 그저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기만 하면 된다. 진정 행복은 우리가 지금 모습에서 더 이상 변할 필요가 없을 때 찾아오는 것이다.

나를 사랑하지 못하는 나에게 / 안드레아스 크누프 / 걷는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