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건강

(마음건강자료실)받아들임..

딸기라때 2021. 2. 27. 21:04

받아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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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힘들지, 그렇지만 다 그런 거 아니겠어." "나는 계속해서 살아갈거야. 이왕이면 가능한 한 잘 살아야겠지."

  엘리자베스 쿠블러 로스의 말에 따르면, 죽음을 눈앞에 둔 사람이 시간이 충분히 있으면, 이전 단계에서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잘 받았다면, 그리고 더 이상 육체적인 통증이 없다면, (필요한 경우 진통제를 충분하게 처방받고, 통증 담당 팀에서 간호를 잘 받고 있다면), 그 사람은 어느 정도 평화를 찾고 곧 다가올 마지막 순간을 순순히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면 바로 그 사람이 가족과 친구들을 도울 수 있다. 그들이 자신을 붙잡지 않도록, 편안히 떠나게 내버려 둘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이런 경우, 대개는 죽음을 앞둔 바로 그 사람이 '마지막 서류들을 처리'한다. 마지막으로 남은 물질적인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것이다. 

  캄보디아 영화감독 리티 판은 행동을 통해 치유해 보려고 노력하는 좋은 예를 보여 준다. 크메르 루즈 정권 아래서 지옥을 경험했던 그는 2005년 <크메르 루즈의 죽음의 조직, s21>을 찍는다. 캄보디아에서 일어난 대학살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화인 이 작품에서 그는 희생자와 (진짜) 살인자들에게 그 때의 일을 이야기하게 한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애도 작업을 하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애도 과정에 도움을 주어야 합니다. 유령들이 아직 그대로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문제를 철저히 검토해 보는 것이 더 낫습니다. 깊은 곳에 묻어 버리지도 말고 입을 틀어막지도 말아야 합니다. 그렇게 큰 트라우마를 입고 난 후에는 모든 것을 다시 배워야 합니다. 사는 법까지도 새로 배워야 하는 거지요. 이것은 고통을 어루 만지는 힘든 작업입니다 .다음 세대들이 더 이상 이 문제로 괴로워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우리는 이 아픈 역사를 받아들여야 합니다. 

[차마 울지 못한 당신을 위하여/ 안 앙설렝 슈창베르제, 에블린 비손 죄프루아 지음, 허봉금 옮김/ 민음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