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폭/보복운전 속에 숨어 있는 심리
운전심리1 ? “왜 차선에 끼워 주지 않지?”, “날 무시하다니 가만두지 않겠어!”
차선을 양보하지 않은 앞 운전자가 자신을 무시했다고 생각하면 화가 난다. 차선을 양보하지 않은 것은 물론 너그러운 행동이라고 볼 수 없겠지만, 개인적으로 악감정을 가지고 마음을 상하게 할 의도는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보복운전자의 경우 이걸 특정 개인을 향한 행동으로 받아들이기 쉽다. 즉, 나를 무시해서 이런 행동을 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인지치료에서는 이를 ‘개인화(Personalization)의 오류’라고 부른다. 개인화란 나와 무관한 부정적인 일을 나와 연관된 것으로 잘못 해석하는 오류이다. 실제로 나를 염두에 두고 한 행동이 아닌데 나와 관련시켜서 불편감을 경험하는 것이다. 아울러 다른 관점에서 보면 자동차를 나와 동일시하는 것이다. 내 차의 순서가 조금 밀렸지만 이것을 마치 자신의 자존심이 손상됐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자신을 과시하기 위해 고급차를 타며 차의 가치를 자신의 지위와 동일시하는 것도 유사한 심리이다.
운전심리2 - “저 인간이 잘못한 거야!”, “이런 일을 당해도 싸!”
간혹 자신을 추월한 차를 다시 추월하거나, 심하면 바로 앞으로 쫓아간 다음 브레이크를 확 밟아서 뒤에 있는 차를 위협하기도 한다. 상대 차가 위험하게 추월하면 분명 기분이 좋지 않다. 하지만 평상시 사회생활을 하면서 1) 피해의식이 많거나, 2) 위험한 운전을 하는 사람 중에서도 ‘상대방도 똑같은 일을 당해봐야 정신 차린다.’ 혹은 ‘심한 꼴을 당해도 싸다.’라는 식의 경직된 가치관을 가진 경우이거나, 3) 그 사람 때문에 자신의 안전이 위험했다는 점을 과도하게 지각해서 불안해지는 사람은 보복 운전을 하기 쉽다. 즉, ‘상대가 먼저 잘못을 했기 때문에, 나의 보복은 정당하다.’라는 생각이 바탕에 깔려 있다.
운전심리3 - “깜빡이만 켰어도 이렇게 화나진 않았을 텐데! 미안하다고만 했어도...”
애초에 사과를 하지 않은 상대방을 탓하는 것은 자신의 입장을 방어하기 위한 전형적인 방어기제로 합리화 또는 정당화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의 난폭한 행동, 보복 행동을 상대방의 책임으로 돌리고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느낄 수 있는 자책감이나 죄책감을 피하려는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이런 사람들은 ‘최소한 ~하게만 했어도.’라는 식으로 자신은 최대한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했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자신의 가치가 상식에 준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과하게 한다.
타오르는 분노 다스리기
본인이 운전대를 잡으면 화를 좀 많이 내는 편이라면 평소 어떤 방법을 통해 자제를 할 수 있을까?
1. 먼저, 분노 폭발에 아무런 후회나 자책이 없고 오히려 더 쏘아붙이지 못해 화가 사그라들지 않는 경우라면 일단 자신이 화내는 모습을 영상으로 찍어서 눈으로 확인하자. ‘반드시 화를 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화병이 난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면 내가 화를 낼 때 상대방에게 어떻게 보이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지금의 방식이 적당한지 평가를 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나에게 불편감을 끼친 상대를 내가 꼭 응징해 주어야 한다는 생각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2. 순간적으로 화를 참지 못해서 분노를 마구 터뜨리는 동안에 정신이 들어 후회하는 경우이거나, 분노 표현을 한 다음에 후회하고 자책하는 경우라면 홧김에 행동했을 때 따라오는 부정적인 결과를 따져 보자. 특히, 운전에는 예측하지 못하는 상황들이 많기 때문에 순간의 실수가 엄청난 재앙을 불러 올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3. 평소에는 언짢은 기분을 표현하기 전에 숙고하는 사람이더라도, 운전 중에는 의사 표현이 제한되는 특수한 상황이기 때문에 마음이 혼란스러워 충동적으로 행동할 수 있다. 따라서 화가 나거나 불안할 때 가라앉히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는 것이 좋다. 시간을 가지고 잠시 심호흡을 하면서 생각을 살피면 충동적인 행동을 예방할 수 있다. 머릿속으로 네모 박스를 떠올리면서 호흡하는 네모 호흡법을 추천한다. 네모 위쪽 가로선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마음속으로 따라가면서 숨을 들이쉬고, 오른쪽 세로선을 위쪽에서 아래쪽으로 따라가면서 호흡을 멈추고, 아래쪽 가로선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따라가면서 호흡을 내쉬고, 왼쪽 세로선을 아래쪽에서 위쪽으로 따라가면서 호흡을 멈추는 호흡법이다. 들이쉴 때는 교감신경이, 내쉴 때는 부교감신경이 번갈아 활성화되기 때문에 심리적 안정을 되찾는 데 도움이 된다.
출처 : 이동귀/ YTN 사이언스 생각연구소/ 박영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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