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씨앗을 단단하게 만들기 위한 두 가지 조건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아이와 부모 간의 상호작용 경험, 즉 애착 경험이 어떠했느냐에 따라 아이의 내적 작동 모델은 긍정적으로 혹은 부정적으로 만들어진다. 특히 애착 경험 중에서도 두 가지 요소가 내적 작동 모델 형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하나는 아이가 지지와 보호를 요청했을 때 애착 대상이 어떻게 반응해주었는가 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아이가 다른 사람, 특히 애착 대상으로부터 어떤 대접을 받고 있다고 느끼는가 하는 것이다. 아이가 도움을 청할 때 부모가 그 요구를 비교적 잘 받아주고, 아이가 요구하지 않아도 보살피고 위로해주고, 자극이 필요할 때 그렇게 해주었다면 아이는 자기 자신을 부모로부터 사랑받을 만한 자격이 있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부모를 민감하고 유능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이런 생각은 자기 자신과 상대방에 대한 호감도를 높이면서 긍정적인 내적 작동 모델로 이어진다. (생략)
어떤 부모는 아이가 요구하지 않으면 어떤 도움도 주지 않고 아이 문제에 개입하지도 않는다. 아이가 요구하지 않으니 아무 문제도 없다고 생각하는 매우 둔감한 부모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부모를 둔 아이는 자신이 부모의 관심을 받을 만큼 매력적이지 못한 존재라고 생각하며, 나중에는 정말 힘든 일이 있어도 남에게 도움을 청하지 못하고 좋은 것도 함께 나누지 못한다. 이런 아이는 얼핏 보면 독립적으로 보이지만 사실 다른 사람들과 친밀하게 지내고 도움을 주고 받는 것에 매우 서툴다. (생략)
반면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인데도 나서서 해주거나 하지 못하게 막는 부모도 있다. "위험해!", "잘하지도 못하면서", "하지 마!"라며 부모가 모든 것을 통제하려 하는 것도 아이의 건강한 내적 작동 모델의 형성을 위협한다. (생략)
아이들은 가만히 살펴보면 아이마다 유난히 자주 하는 말과 행동 패턴을 발견할 수 있다. 어떤 아이는 쉽게 "무서워"라는 말을 하고 어떤 아는 "난 못해!"라고 하며, 어떤 아이는 사소한 일에도 분통을 터뜨린다. 부모라면 이런 것에 주목 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처럼 반복적으로 되풀이되는 말과 행동이 아이의 내적 작동 모델을 추론할 수 있는 단서가 되기 때문이다.
- [0~5세 애착 육아의 기적/ 이보연 저/ 위즈덤 하우스]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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