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는 사실 자기 자신과의 관계다
@ 공허함은 내 마음이 나에게 보내는 강렬한 신호
그녀는 회사가 아닌 다른 곳에서라도 마음을 털어놓는 친구를 사귀고 싶어서 동호회 활동을 해봤지만 잘 되지 않았습니다. 전혀 다른 업계 사람들과 만나다 보니 공통점도 별로 없고 어색하고 불편한 느낌만 들었습니다. 그러자 그녀는 결국 자기 자신한테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습관적으로 하게 되었습니다.
“저도 잘 몰랐는데, 제 성격에 뭔가 문제가 있는 거 아닐까요?”
지은 씨의 이야기를 꾸준히 듣다 보니, 그녀가 습관적으로 스스로를 깎아내리는 말투를 쓴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제 주제에 무슨”, “ 제가 감히......”, “다른 사람들은 다 하는데 저는 못해요.”
지은 씨처럼 인간관계를 힘들어하는 사람들 중에는 이렇게 스스로를 낮게 평가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것 역시 앞서 이야기했듯이 관심의 초점을 자기 자신이 아니라 타인에게 맞추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입니다.
이런 사람들이 인간관계가 어렵다, 외롭다고 느끼는 것은 주변에 친한 사람이 없어서가 아닙니다. 진짜 외로움은 자기 자신과의 관계가 친밀하지 못할 때 엄습합니다. 더 정확한 표현은 공허함이라고 하죠. 공허함은 내 주변에 친한 사람이 있다고 해서 채워지는 게 아닙니다. 내가 나 자신을 소중히 여기지 않다 보니,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뭔지를 잘 모르고, 뭘 느끼고 있는지도 잘 모를 때, 바로 그때 공허함이 찾아옵니다. 즉, 공허함은 나 자신과의 관계가 소원해졌을 때 찾아오는 감정입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공허함을 채우기 위해 친밀한 인간관계를 만들려고 노력합니다. 타인과의 관계가 끈끈하지 않았던 이유로 자신의 배려 부족을 지목하게 되죠. 그러다 보니 나보다는 남을 더 배려하게 되고 그만큼 자기 자신을 소중히 여기지 못하게 되니 더 외롭고 공허해지는 식으로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그러므로 지은 씨와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다면, 타인이 아니라 나 자신의 생각과 감정에 집중해보세요. 타인을 나보다 우선순위에 놓다 보면, 결국엔 그만큼 나를 못 챙기게 되고 나를 소홀히 여기게 되고 나를 업신여기게 됩니다.
이렇게 나를 사랑하지 않게 되니 자존감이 낮아지고 공허함까지 느끼게 됩니다. 만약 공허한 느낌이 든다면, 그것은 내 마음이 나에게 보내는 강렬한 신호라고 생각해보세요.
‘더이상은 나를 외면하지 마. 나한테 초점을 맞춰달란 말이야.’
‘다른 사람이 아니라 나 좀 바라봐줘.’
이렇게 내 마음이 고요하지만 강하게 외치고 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러므로 공허한 느낌이 들 때 친한 인간관계를 찾아서 채우려고 하기 전에 먼저 조용히 내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보세요.
너무 뻔한 말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자기를 사랑하지 않으면 남을 사랑할 수 없고, 자기를 존중하지 않으면 남을 존중할 수 없습니다. 인간관계가 힘들다면 대부분의 경우 그 이면에는 자기 자신과의 관계가 힘든 경우가 정말 많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힘들어도 사람한테 너무 기대지 마세요 / 정우열 / 동양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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