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를 깎아내려서 자신을 높이는 사람들의 심리
인간의 자존감은 아주 작은 일로도 쉽게 무너질 수 있습니다. 회사에서 나쁜 평가를 받는다거나, 가족과의 관계가 원만하지 못하다거나, 혹은 사랑하는 연인과 이별했다거나 하는 일로도 마음이 무너지고 맙니다. 'Im OK, 즉 '난 괜찮아'가 아닌 상태는 누구에게나 찾아오게 마련이죠. 그럴 때 마음을 지혜롭게 다스리며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어떤 이들은 타인을 향해 You are not OK', 즉 '너는 괜찮지 않아'라며 자신의 자존감을 채우려 하죠. 이들은 타인의 감정을 소모하고 희망을 갉아먹는 ‘에너지 도둑'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타인을 깎아내림으로써 상대적으로 자신을 끌어올리려 애씁니다.
예를 들어, 직장에서 성과가 좋지 않아 오랫동안 승진에서 누락되어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이를 해결하는 바람직한 방향은 자신의 문제를 여러 각도에서 바라보고 개선점을 찾는 것일 테죠. 상사나 동료에게 솔직히 털어놓고 도움을 요청하거나, 외부 교육을 받거나, 이직을 고려해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에너지 도둑은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이보다 더 간편한 방법을 통해 자존감을 끌어올립니다. 일에 열정을 다하는 주위 동료에게 "그렇게 열심히 한다고 월급 더 줄 것 같아? 어차피 직장 생활 거기서 거기야." 하며 핀잔을 주는 식입니다. ‘Im not OK'를 'You are not OK'로 바꾸어 자신의 자존감을 챙기는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태도는 자신에게도 타인에게도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신기하게도 에너지 도둑은 그들이 쉽게 다룰 만한 상대를 기가 막히게 찾아냅니다. 자신감이 부족한 사람,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사람, 결핍으로 괴로워하는 사람 등이 에너지 도둑의 먹잇감이 되기 쉽습니다. 이들은 상대방의 약점을 잡아서 그럴듯한 말로 상대를 공략하고 조종합니다. 그리고 마치 자신에게 상대를 통제할 권리라도 있는 양 행세하고 마음껏 ‘갑질'을 하죠. 회사에서 '일을 왜 이따위로 했느냐'며 폭언을 퍼붓는 상사를 떠올려봅시다. 상사라고 해서 부하 직원의 인격을 깎아내릴 권리는 없는데도 그는 마치 신이라도 된 듯 막말을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부하 직원이 자존감을 지키기는 매우 힘듭니다. 그러나 에너지 도둑의 부정적인 말과 갑질은 그들의 결핍을 해소하려는 욕구에서 비롯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들의 부정적인 말에 말려들 필요가 전혀 없다는 뜻이죠.
♠ 에너지 도둑의 폭언에 대처하는 방식
“머리는 장식으로 달고 다니나요? 도대체 일을 왜 이렇게 하는 거죠?(에너지 도둑)“
→ '내가 일을 제대로 못해서 팀장님이 화가 난 것 같아. 난 왜 이 모양일까? (x)
→ 아무리 직급이 높은 회사 상사라도, 내 일처리가 미흡했다고 해도, 나에게 폭언을 할 권리는 없어. 내가 일을 잘못 처리한 것은 반성하자. 하지만 상사의 이런 말은 내 마음에서 완전히 몰아내버려야 해. (O)
우리는 세상 어느 누구도 상대의 인격을 판단할 권리가 없다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상대의 인격을 부정하고 자기 마음대로 바꿀 권리 또한 없습니다. 회사 상사, 동료, 부모, 형제, 배우자, 친구... 아무리 나와 가깝고 내 인생에 큰 영향을 끼치는 사람이라고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치 신이라도 된 듯이 행동하는 그들의 말을 내 안에 들이지 마세요.
미키 이치타로 지음(김주희 역)/ 나는 왜 네 말을 흘려듣지 못할까/ 갤리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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