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 수 없는 건 어쩔 수 없는 대로
하루는 무척이나 센티해져서 조용하게 마음을 울리는 노래를 들으며 드라이브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집을 나섰습니다. 그런데 길을 나선지 10분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깜빡이도 없이 끼어드는 차 때문에 놀란 동시에 이내 감정은 화로 물들었습니다. 센티했던 감정은 금세 분노로 바뀌었습니다.
이대로 드라이브를 가기에는 기분이 좋지 않아 씩씩대며 집으로 들어왔는데, 들어오자마자 두고 갔던 설거지거리를 보면서 다시 화가 치밀어 올랐고, 설거지를 하다가 그릇을 깨고 말았습니다. 깨진 그릇을 보며 내 하루를 망친 걸 갑자기 끼어든 차 때문이라며 탓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문득 ‘이게 맞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작 그 이유 때문에 내 하루를 망쳤다고 하기엔 묻어두고 넘어갈 수 있는 일에 온몸의 부정적인 감정을 쏟았고, 화가 난 채 씩씩거리며 설거지를 하던 제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었습니다.
살다 보면 이와 비슷한 일을 많이 겪게 됩니다. 내 의지와 통제를 벗어나 나를 괴롭히는 일들. 하지만 그런 것들에 대고 씩씩거려봤자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걸 우린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이미 어쩔 수 없는 일이 된 건, 그냥 어쩔 수 없게 놓아버려야 합니다. 두고두고 화를 내고, 네 탓이네, 그것 때문이네 하고 화를 내봤자, 상황과 현실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으니까요.
누구의 탓도 아닙니다. 그냥 살다 보면 가끔 그런 일도 생기는 것이죠. 그럴 때일수록 유연하게 대처하다 보면 삶에 틈이 생기게 됩니다. 그 틈으로 알 수 없는 행복이 들어오기도 하고, 귀한 사람이 들어오기도 합니다. 지나간 건 지나간 대로, 어쩔 수 없는 건 어쩔 수 없는 대로, 그렇게 그대로 놓아줄 수 있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그런 사소하고 중요하지 않은 것에 내 기분과 시간을 뺏길 필요는 없으니까요. 그 틈 사이로 좀 더 행복한 것들이 들어올 수 있도록, 탓으로 틈을 메우지 마세요.
당신은 결국 무엇이든 해내는 사람 / 김상현 / 필름(Fee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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