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맛집 이야기

막걸리에는 오덕과 삼반이 있다

딸기라때 2014. 5. 16. 15:57


♣막걸리에는 오덕과 삼반이 있다♣

조선조 초의 명상 정인지는
젖과 막걸리는 생김새가 같다하고
하여 아기들이 젖으로 생명을
키워 나가듯이 막걸리는
노인의 젖줄이라고 했습니다.

정인지를 비롯 문호 서거정,
명신 손순효 등은 만년에 막걸리로
밥을 대신했는데 무병 장수했습니다.
노인의 젖줄이라 함은 비단
영양 보급원일 뿐아니라 무병장수의
비밀을 암시하는 것이 되기도 합니다.

조선조 중엽에 막걸리 좋아하는
이씨 성의 판서가 있었습 니다.
언젠가 아들들이
"왜 아버님은 좋은 약주나 소주가
있는데 막걸리만을 좋아하십니까"
하고 물었습니다.
이에 이판서는 소 쓸개 세 개를
구해 오라 시켰습니다.

그리고 한 쓸개 주머니에는 소주를,
다른 쓸개 주머니에는 약주를,
나머지 쓸개 주머니에는 막걸리를
가득 채우고 처마 밑에 매어 두었습니다.

며칠이 지난 후에 이 쓸개 주머니를
열어 보니 소주 담은 주머니는
구멍이 송송 나 있고
약주 담은 주머니는
상해서 얇아져 있는데
막걸리 담은 주머니는
오히려 이전보다
두꺼워져 있었습 니다.

막걸리에는 오덕과 삼반이 있다고 합니다.

취하되 인사불성일 만큼
취하지 않음이 일덕이요,
새참에 마시면
요기되는 것이 이덕이며,
힘 빠졌을 때
기운 돋우는 것이 삼덕입니다.

안 되던 일도 마시고 넌지시
웃으면 되는 것이 사덕이며,
더불어 마시면
응어리 풀리는 것이 오덕입니다.

옛날 관가나 향촌에서는
커다란 한잔의 막걸리를 돌려
마심으로써 품었던 크고 작은
감정을 풀었던 향음에서
비롯된 다섯 번째 덕일 것입니다.

놀고 먹는 사람이 막걸리를 마시면
속이 끓고 트림만 나며
숙취를 부른다 해서
근로지향의 반유한적이요.

서민으로 살다가 임금이 된 철종이
궁안의 그 미주를 마다하고
토막의 토방에서 멍석 옷 입힌
오지 항아리에서 빚은 막걸리만을
찾아 마셨던 것처럼 서민지향의
반귀족적이며

군관민이 참여하는 제사나 대사
때에 합심주로 막걸리를 돌려마셨으니
평등지향의 반계급적으로
막걸리는 삼반주의 라고 합니다.

◆◆◆옮겨온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