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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자일등(貧者一燈)JTBC 뉴스룸 손석희 앵커브리핑 "진실하게 바친 등불 끌 수 없다

딸기라때 2016. 12. 8. 13:53

 

빈자일등(貧者一燈)

혼이 비정상인 사람들


손석희 앵커라는 이 시대의 가장 영향력있는 언론인의 오늘을 마감하는 가장 주목할 만한 사안의 브리핑을 감성적이면서도 가장 이성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라 그냥 넘길 수가 없다. 오늘은 특별히 기억하면 좋을 말이라 옮겨 본다.

 

[기사내용]


2016년 12월7일(수)JTBC 뉴스룸 방송에서 손석희 앵커는 "부처가 사위국에 머물 때 왕을 비롯한 많은 이들이 각각의 처지대로 공양을 했습니다"란 말로 앵커 브리핑을 시작했다.


그는 "이중 '난타(難陀)'라 불리는 여인은 너무나 가난해서 아무것도 공양할 수 없음을 한탄하다가 결국 하루 종일 일한 품삯으로 등불 하나를 공양했습니다. 그런데 그 등불이야말로 그 많은 등불 가운데 홀로 꺼지지 않고 새벽까지 밝게 타고 있었습니다. 부처는 말했습니다. '비록 사해의 바닷물을 길어다 붓거나 크나큰 태풍을 몰아온다 하여도 그 불은 끌 수 없다. 그 등불을 보시한 사람은 자신의 재산과 마음을 진실하게 바쳤기 때문이다.' 광장에 나온 시민들이 밝힌 촛불은 바로 그 난타의 등불과 같았던 것이겠지요. 촛불은 바람이 불면 꺼진다는 그 말을, 그래서 사람들은 개의치 않았습니다"라고 말했다.


계속해서 손석희 앵커는 "그리고 그 촛불들이 안고 간 사람들. 지난 주말. 청와대의 100m 앞까지 걸어간 세월호의 부모들은 오래 참았던 숨을 내뱉듯 긴 울음을 밖으로 꺼내놓았습니다. 그 애끓는 시간들은 지금도 1분 1분 지나가고 있는데 비밀을 쥐고 있는 사람들은 '보안'이라는 방패 뒤에 숨어, 혹은 '모른다'는 말 뒤에 숨어 귀를 막고 있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손 앵커는 "300명 넘는 생명이 물속으로 가라앉던 그 시간. 모두가 황망함과 두려움에 몸을 떨었던 그 시간에 벌어졌다는 상상조차 하기 싫은 추측들. 그렇게 끝이 보이지 않는 암담함을 이야기하는 시민에게 그 암담함을 선사한 장본인은 '담담함'을 입에 올렸습니다. 이번 주말, 시민들은 또다시 촛불을 들겠지요. 금요일의 결과가 어찌 나오든지 간에 그것이 광장이 원했던 유일한 목표는 아니었기 때문에"라며 "앞서 말씀드린 난타의 등불은 불경에 나오는 빈자일등(貧者一燈) 이었습니다. 가난한 자의 등불 하나. 간절함이 모였으니 꺼지지 않는 등불들은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날은 저물고. 어깨는 허물어지고. 어둠은 짙어가는…밤 말하라, 어두워지기 전에"라고 앵커브리핑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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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자일등 [貧者一燈]


가난뱅이의 등불 하나라는 뜻으로, 가난하면서도 정성을 다해 공양하는 태도를 말한다.


(유래)

사위국(舍衛國)에 난타(難陀)라는 가난한 여자가 있었는데, 어느 날 그녀의 마을 근처에 석가모니(釋迦牟尼)가 찾아왔다. 그 소문이 널리 퍼지자 사람들이 너도나도 석가모니를 찾아가서 공양을 바쳤는데, 난타는 구걸하여 연명하는 궁색한 형편이어서 남들처럼 어엿하게 석가모니를 찾아갈 수 없었다. 그녀는 어떻게든 석가모니를 만나 볼 욕심으로 저잣거리에 나가 구걸을 하기 시작했다. 단 몇 푼이라도 돈이 생기면 기름을 사 가지고 찾아갈 요량이었다. 그러나 하루 종일 구걸하여 저녁 무렵에 이르렀건만 그녀의 손에 쥐어진 것은 겨우 한 푼이었다.


‘아아, 어떡하지? 이걸로는 기름을 살 수 없을 텐데.’


그녀는 낙심천만이었지만, 어쨌든 사정이나마 해 볼 요량으로 기름장수를 찾아갔다. 아니나 다를까, 기름 장수는 코웃음쳤다.


“아니, 이봐요. 그까짓 한 푼으로 어떻게 기름을 사겠다는 거요? 그렇게는 팔 수가 없소.”


그러나, 난타가 눈물로 호소하는 바람에 기름 장수도 마침내 측은한 생각이 들어 돈하고 상관없이 제법 많은 양의 기름을 그녀에게 주었다. 절을 백 번도 더하여 감사를 표한 그녀는 설레는 마음으로 등불을 밝혀 들고 석가모니를 찾아가, 다른 사람들이 갖다 놓은 등불들 사이에다 정성스레 놓았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하룻밤이 지나자 다른 사람들의 등불은 기름이 다하여 감에 따라 점점 꺼져 갔지만, 난타의 등불만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밝고 힘차게 타오르지 않는가. 결국 석가모니도 난타의 아름다운 정성을 알게 되었고, 몹시 감동한 그는 그녀를 비구니로 받아들여 제자로 삼았다고 한다.

 

불교에 빈자일등(貧者一燈)이란 고사가 있다. 부처님께서 오시자 왕과 귀족들이 크고 화려한 등을 바쳤다. 가난한 여인도 등을 밝히고 싶었다. 그러나 돈이 없었다. 온종일 굶으며 구걸을 해 작고 소박한 등 하나를 겨우 밝혔다. 밤이 깊어지자 화려했던 등들이 하나둘 꺼졌다. 그러나 작은 등 하나가 꺼지지 않고 끝까지 어두운 밤을 밝혔다. 제자들이 끄려하자 부처님께서 만류했다. 비록 가난하고 작은 등이지만 그 여인의 지극한 정성이 깃들어 있기에 결코 꺼지지 않을 것이라고 일깨웠다. 부자들의 화려한 등보다 가난한 이들의 정성 깃든 등 하나가 훨씬 소중함을 일깨우는 가르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