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이 자주 거슬린다면?
다른 사람이 자주 거슬리는 사람은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봐야 한다. 거슬리는 감정이 하찮은 것 같지만, 실제는 자신의 인생을 관통하는 문제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
거슬린다는 것은 화의 약한 단계다. 감정은 참 오묘해서 때론 위장을 한다. 불안한데 화를 내고, 우울한데 즐거운 표정을 짓기도 한다. 진짜 감정을 숨기고 가짜 감정을 위장한다. 어떤 사람이 거슬렸다면 마음속의 뭔가가 건드려진 것이다. 거슬리는 감정은 어쩌면 두려움, 외로움, 열등감의 다른 표현일 수 있다. 즉, 거슬림은 표면 감정이고, 두려움과 외로움은 이면 감정이다. 그런데 거슬리는 감정의 근원을 따라가 보면 궁극적으로 내 안의 수치심에 이르게 된다. 이를 심층감정이라고 한다. 수치심이란 자신이 보잘것없다고 생각해 자기 자신을 부끄러워하는 마음이다. 모든 인간이 필사적으로 피하고 싶은 감정이다. 작아진 자신, 초라한 자신을 직면하는 일은 너무 괴롭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수치심을 느끼면 이를 만회하고 싶어 한다. ‘감히 나를 무시해?’하며 화를 내서 자신을 회복시키고 싶어 한다. 화는 “너는 잘못했고 나는 옳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약하게 화가 나면 상대방을 고치고 싶고, 더 심해지면 없애고 싶다. 나는 아무 문제가 없고 상대방이 문제라고 여긴다. 그래서 거슬리는 사람과 싸우려고 한다. 그러나 이런 방법은 일시적이다. 한 사람을 그렇게 처리했는데 만일 거슬리는 사람이 또 나타나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때는 다시 싸워야 한다. 거슬리는 사람이 나타날 때마다 이렇게 평생에 걸쳐서 싸워야 한다. 이런 전쟁을 한 번에 끝낼 수 있다. 거슬리는 감정의 근원을 알고 이를 조절하면 된다. 한 번의 싸움으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
김용태/ 가짜감정/ 덴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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