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등감과 우월감은 뿌리가 같다(1)
우리는 보통 타인과 비교하면서 자신을 판단합니다. 다른 사람보다 조건이 좋으면 우월감을 느끼고, 다른 사람보다 조건이 나쁘면 열등감을 느낍니다. 어떤 절대적인 기분이 있는 것이 아니라 누구와 비교하느냐 하는 데서 일어나는 내 마음의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릴 때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아 외모에 대한 열등감을 가지고 있던 분이 이렇게 물었습니다.
“보통 사람보다 얼굴이 조금 큽니다. 얼굴 때문에 놀림도 많이 받았고, 이런 상처 때문에 37년 동안을 괴롭고 외롭게 살았습니다. 성격도 예민하고 소심해서 친구도 몇 안 되고, 늘 제 외모에 대한 불만으로 밤에 잠도 잘 오지 않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제가 되물었습니다.
“여기 있는 이 물병이 커요? 작아요?”
“작은 것 같아요.”
“물병을 책상과 비교하면 커요? 작아요?”
“작아요.”
“물병을 손목시계와 비교하면 커요? 작아요?”
“커요.”
“그럼 이 물병 자체만 놓고 보면 커요? 작아요?”
“보통 아닌가요?”
“........”
우리는 사물을 비교해서 인식하기 때문에 어떤 때는 크다고 인식하고, 어떤 때는 작다고 인식하고, 어떤 사람은 크다고 인식하고, 어떤 사람은 작다고 인식합니다. 그러니 크니 작니, 새것이니 헌것이니, 잘났는니 못난느니, 늙었느니 젊었느니, 길다느니 짧다느니 하는 것은 존재의 객관적인 실재 같지만 사실은 인식의 문제입니다.
얼굴 크기도 누구와 비교하느냐에 따라 인식이 달라지는 것이지, 어디서부터 큰 얼굴이고 어디서부터 작은 얼굴인지 정해진 게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어릴 때 철없는 아이들에게 “네 얼굴 참 넓적하고 크다”라는 말을 들었던 기억이 아직까지 깊은 상처로 남아서 그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것뿐이에요.
개미집에 수도 없이 모여 있는 개미를 보면 그 많은 개미들의 모습이 다 비슷비슷하게 보입니다. 하지만 개미를 한 마리씩 잡아서 아주 정밀한 저울로 무게를 재보면 그 무게가 제각기 다릅니다. 개미의 얼굴 크기나 눈 크기도 모두 다를 겁니다.
그렇다면 그중 어떤 개미가 잘생긴 개미고, 어떤 개미가 못생긴 개미인가요? 현미경으로 확대해서 비교해보면 그 얼굴 모습이야 각기 다르겠지만 아마 못생겼다는 이유로 열등감에 빠져 고민하는 개미는 없을 겁니다. 스스로 문제라고 느끼니 문제일 뿐이지, 그 생김새의 차이는 아무런 문제도 될 것 없는 다만 서로 다른 생김새에 불과합니다.
열등감이나 우월감은 모두 삶의 기준을 타인에 두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내 삶을 내가 산다는 주인의식 없이, 내 삶을 남과 비교하기 때문에 생겨나는 현상입니다. 그래서 열등감과 우월감은 뿌리가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볼 때 소위 예쁘고 잘났다는 배우들을 만나보면 오히려 얼굴에 대한 열등감이 더 큽니다. 왜냐하면 열등감이 자기 자신에 대한 과대평가와 환상, 높은 기대감에서 비롯되기 때문입니다.
“다 잘났는데 눈이 문제야.”
“다 괜찮은데 코가 문제야.”
“입술을 괜찮은데 이가 이상하게 생겼어.”
이렇게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가 보통 사람들보다 오히려 많습니다. 결국 열등감은 어떤 절대적인 기준에 미달해서 느끼는 것이 아니고, 스스로 세워놓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해서 생기는 괴로움이에요.
출처 : 법륜/ 법륜 스님의 행복/ 나무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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