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공황을 두지 마라
공황장애라고 하는 병은 신체적인 요소도 있지만 심리적인 요소가 매우 큰 질병입니다. 심리적인 요소는 공황을 부담스럽게 만들 뿐만 아니라 그 사람의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고 경우에 따라서는 공황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공황장애의 심리적인 요소에 대해서 잘 설명이 되는 말이 있어서 옮겨 볼까 합니다.
주자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마음에 하나의 사물도 두어서는 안 된다.” 이 말은 어떤 상황에서 어떤 반응을 보일 때는 그 상 황에 맞게 대응을 해야지 마음속의 어떤 일에 얽매여서 행하면 안된다는 뜻입니다. 다시 말해 그 상황을 왜곡하거나 과장되게 해석해서 상황에 맞지 않는 다른 반응을 보이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주자가 말히가를 사람들이 사물에 매이게 되는 까닭은 세 가지가 있는데 그 하나는 일이 닥치지도 않았는데, 자신이 먼저 기대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일에 이미 응해 버렸는데도 도리어 가슴속에 오래 남아서 잊을 수 없기 때문이며, 마지막 하나는 정작 일에 응할 때는 뜻에 편중됨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저는 이 구절이 공황장애 환자들의 마음을 잘 설명하고 있으며 동시에 공황장애의 심리적인 요소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해법도 제시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황장애는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공황을 반복해서 경험한 후 항상 공황이 언제 올까 노심초사하고 공황이 와서 어떻게 될까 걱정하며 그래서 행동에 제약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때문에 공황장애 환자들은 항상 공황을 염두에 두고 모든 것을 공황과 연관 지어서 생각하게 됩니다.
주자의 말처럼 공황에 연연하게 되는 원인에도 세가지가 있습니다.
첫번째는 공황이 닥치지 않았음에도 먼저 공황이 오는 것을 걱정하는 것입니다. 기차에서 공황을 경험해서 기차 타는 것을 두려워하는 환자기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그는 기차를 타고 있지 않고 공황이 오지도 않았고 어떤 답답함이나 불편함을 경험하지 않아도 항상 마음속에 공황을 두고 있기 때문에 기차를 타는 생각만 해도 안절부절못하고 회피하려 하게 됩니다.
두번째는 이미 공황이 지나갔고 아무 일도 없었음에도 가슴속에 공황의 기억을 담고 계속 걱정하고 두려워하는 것입니다. 아무런 위험도 없었고 창피함도 경험하지 않았고 단지 공황만 왔을 뿐인데도 불구하고 지나간 공황을 반복해서 두려워하고 경험한 상황을 재앙적으로 느끼면서 마음속에 오래 두고 있는 것입니다.
세번째는 어떤 일을 하던 간에 공황에 대한 편중된 마음으로 상황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공황에 얽매여서 상황을 판단하고 행동하게 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공황장애 환자가 운동을 할 때 공황에 대한 두려운 마음 때문에 운동하면서 나타날 수 있는 숨이 차거나 맥박이 빨라지는 등의 당연한 심체반응들을 공황의 전조증상으로 왜곡되게 해석해서 운동을 그만두거나 병원을 찾는 과장된 반응을 보이기까지 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마음속에 항상 무언가를 담아두고 있지는 않습니까? 또 담아 두고 있는 마음을 통해서 세상을 보고 근심하고 걱정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이 글을 통해서 자신을 한번 돌아보기 바랍니다. 나는 마음속에 무엇인가를 담아 두고 있는 것은 아닌가? 혹 그것이 공황은 아닌가? 공황을 통해서 세상을 보기 때문에 지금 상황을 왜곡하고 과장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만약 그렇다면 마음에서부터 공황을 내려놓기 바랍니다. 공황을 내려놓는 순간 여러분은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출처 : 최주연/ 굿바이 공황장애/ 시그마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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