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등감과 우월감은 뿌리가 같다(2)
이 세상에는 열등한 존재도 우월한 존재도 없습니다. 존재는 서로 다를 뿐이에요. 예를 들어 보통 사람 스무 명을 뽑아서 그 사람이 가진 모든 것에 대해 점수를 매긴다고 가정해봅시다. 키나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순서, 눈이나 입이 큰 순서, 팔이나 손가락이 긴 순서를 매기고, 또 누가 더 달리기를 잘하나, 멀리 뛰기를 잘하나, 요리를 잘하나 등으로 순서를 매긴다면 다양한 순위가 나옵니다. 스무 명에게 한 1000개쯤의 질문을 하고 점수를 매겨서 평균을 내어보면 그 평균 점수가 비슷하게 나옵니다. 이것은 모든 사람이 각각 다르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서로 비슷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어떤 시대나 상황, 조건에서는 이 중에 몇 개만 가지고 등수를 매깁니다. 조선시대 과거시험에서는 오직 문장을 잘 스는 것으로 점수를 매겼어요. 그런데 현대사회에서는 노래 잘하고 춤 잘 추는 것도 굉장한 능력으로 인정받습니다. 50년 전에 태어났으면 공 잘 던지는 것이 아무 쓸모가 없었겠지만 지금은 야구선수로 활약해서 엄청나게 큰돈을 법니다. 이처럼 능력이라는 것도 시대에 따라 무엇을 평가 기준으로 삼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겁니다.
열등의식이 허상임을 알아야 열등의식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가령 신체장애는 열등한 것아 아니라 불편한 것일 뿐이에요. 팔이 하나 없는 것은 다만 불편할 뿐이라는 생각을 하면 의족을 해서 편리한 방향으로 극복하면 됩니다.
존재는 다만 다를 뿐이라는 것을 알아서 주어진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열등감과 우월감을 넘어 행복으로 가는 첫걸음이에요. 만약 스님이라면 혼자 사는 사람으로 자기 정체성을 삼아야지, 자꾸 결혼한 사람과 비교하면 스스로가 열등해집니다. 스님이 결혼한 사람을 부러워한다는 것은 자신의 승려생활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말과 같습니다. 제가 출가를 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자유롭게 강의를 하러 다닐 수 없겠지요. 혼자 살기 때문에 가능한 것들이 참 많습니다.
앞으로 ‘나는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도대체 뭔가?’하고 자괴감이 들 때는 ‘나는 이것도 되고 저것도 된다’고 바꿔 생각해보세요. 자기가 가진 조건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때 일도 더 잘 풀리고, 자기 삶도 더 당당하게 살 수 있습니다.
출처 : 법륜/ 법륜 스님의 행복/ 나무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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