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건강

(마음건강자료실)아이가 참 내 마음대로 안 된다는 생각

딸기라때 2022. 2. 25. 10:37

아이가 참 내 마음대로 안 된다는 생각


  아이의 행동에 정말 걱정이 되는 부분이 있다면, 통제가 아니라 아이와 같은 팀이 되어 해결하려고 해야 합니다. 일곱살 된 아이가 손가락을 심하게 빨아서 갈라지고 피가 날 정도예요. 이럴 때 "너, 손가락 빨지 말라고 했지! 다시 한 번 빨면 그땐 정말 혼날 줄 알아!"라고 하면 아이의 문제 행동을 가운데 두고 아이와 맞서는 것입니다. 이렇게 대결 구도가 되면, 아이는 설사 그 대상이 부모라 하더라도 누군가와 맞서 있는 상황이라 지고 싶지 않아져요. 의도를 가지고 하는 게 아니라 본능적으로요. 그래서 순순히 부모의 말을 따르기가 쉽지 않아요. 아이의 문제 행동은 아이와 맞서서는 고치기 힘듭니다. 부모와 아이가 서로 협조하는 관계, 한 팀이 되어야 조금 더 수월하게 고칠 수 있습니다. 

  고쳐야 할 문제 행동이 있다면 첫째, 아이의 마음을 공감해주세요. "OO야, 지금 손가락도 갈라지고 피도 나는구나. 많이 아프겠네. 분명 너도 그러고 싶지 않을 거야. 그래도 네 마음대로 잘 안 되지? 어떤 때는 아프기도 하고 속상하기도 할 거야." 

둘째, 이 문제를 수면 위로 올립니다. "그런데도 계속 이렇게 하는 것은 분명히 문제는 문제다. 계속 하면 안 되겠네. 그건 너도 알지?" 이렇게 말하면 대부분의 아이가 인정하고 동의해요. 셋째, 아이가 문제 행동을 해결하는 과정의 주인공이 되게 합니다. "자, 이것은 분명히 고쳐야 할 문제인데, 너는 어떻게 해 볼래? 네 의견을 들어보고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은 엄마가 도와줄게." 이렇게 하면 아이는 문제 행동을 해결하는 과정의 중심에 서게 되고 부모는 돕는 형태가 되지요. 아이는 자신이 문제를 해결해 가는 과정을 이끌어 나가는 주인공이라고 생각해 위협감을 느끼지 않고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면 아이는 상당히 자부심을 느끼고 뿌듯해 합니다.

  부모와 아이가 문제 행동을 고쳐 나가는 데 한 팀이 되면, 비록 단번에 손가락 빨기를 중단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아이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가장 큰 것이 어떤 문제가 있을 때 부모와 힘을 합해서 같이 해결할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부모가 나와 함께 노력하고 있다는 믿음을 갖는 것입니다. 또 문제 해결 과정의 주인공이 자신이기 때문에 이를 통해 자기 행동에 대해 스스로 책임지는 책임감도 배울 수 있어요. 무엇보다 아이는 부모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꺼리지 않게 되고, 부모의 도움이나 조언도 편안하게 받아들이게 됩니다. 

  하지만 이렇게 부모가 돕고 아이가 적극적으로 고치려고 노력해도 어떤 행동이 습관처럼 되어 버리면 쉽게 고쳐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부모 못지않게 아이도 실망한다는 것입니다. 그럴 때는 오히려 부모가 위로 해야 합니다. 사람마다 느끼고 생각하는 것이 다 다르듯 사람마다 맞는 방법도 다를 수 있다고 조언해 주어야 해요. 한 가지 방법으로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는 또 다른 방법을 적용해 볼 수 있다고 이야기하면서 격려해주세요. 이때 필요한 것이 부모의 인내심입니다. 인내하면서 아이에게 설명해 주고, 참고 기다리며, 다음 날 또 노력하게 만드는 과정을 아이와 같은 편에서 끊임없이 반복해야 합니다. 

  어느 누구도 다른 사람에게 뭔가를 강요하거나 강제로 못하게 할 수 없어요. 자식이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못 하게 한다고 해도 아이의 문제 행동은 하루 아침에 고쳐질 수 없습니다. 그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에요. 이를 마음 깊이 깨닫는 것만으로도 아이를 키우면서 겪는 많은 좌절과 실망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질 수 있을 거예요. 

  아이가 내 말을 잘들을 거라는 전제 자체가 육아를 힘들게 합니다. 매일 매일 말 안 듣는 아이 앞에서 그럼 어떻게 할까요? 답은 하나입니다. 그냥 새날이 밝았다고 생각하세요. 우리는 어제 세수하고 오늘 또 세수해요. 새날이 밝았으니까요. 우리는 어제 양치하고 오늘 또 양치합니다. 새날이 밝았기 때문입니다. 30분 전에 해 줬던 말, 아이가 못 지켰습니다. 새날이 밝은 겁니다. 또 세수하듯이 또 양치하듯이 새날이 밝은 겁니다. 아이의 행동에 의미를 부여하지 말고 그냥 또 말해 주세요. 육아는 상황 상황마다 새날이 밝은 거라고 생각해야 마음이 좀 낫습니다. 아이가 또 말을 안 들으면 '아, 또 새날이 밝았구나' 생각하세요. 새날이 너무너무 자주 오더라도 눈 한번 질끈 감고, 심호흡 한번 크게 하고 '새날이 밝았구나' 생각하세요. 저도요, 그렇게 키웠습니다. 
 

[화해/ 오은영 지음/ 코리아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