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증의 원인, 재앙화 사고방식
걱정 없는 사람은 세상에 없습니다. 세상은 걱정거리 투성이니까요. 어느 정도의 걱정은 살아가는 데 필수입니다. 인간은 걱정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미래를 계획하고 문제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걱정과 불안은 다릅니다.
불안에 빠진 이는 걱정해봐야 소용없는데도 그 생각을 떨쳐내지 못합니다. 더 많이 고민해야 위험에 대비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죠. 걱정했던 최악의 상황이 닥치는 건 무수한 가능성 중에 하나일 뿐이고 대개는 그 확률이 낮은데도 불행이 지금 당장 들이 닥친 것처럼 느낍니다. 걱정을 실제처럼 믿으니 불안증이 생기는 것입니다. 재앙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우리 신체는 실제로 그 일이 일어난 것처럼 반응합니다. 몸이 떨리고 심장이 뛰고 호흡이 가빠집니다.
상사가 중요한 프리젠테이션을 맡겼을 때 발표를 망치면 안된다고 걱정하는 건 자연스러운 심리입니다. 이런 마음 때문에 더 열심히 준비하게 되니까요. 그런데 불안에 취약한 사람은 ‘발표할 때 머릿속이 하얘져서 말도 제대로 못 할 것 같아. 그러면 상사에게 밉보여서 승진도 못 할 거야. 후배들은 나를 무능하다고 비웃을 거야’라며 있지도 않은 일을 머릿속에서 생생하게 그려냅니다. 이런 이미지는 신경을 곤두서게 하고 좌불안석하게 만들죠.
걱정이 불안이 되지 않게 하려면 자신의 생각을 관철하고 실효적으로 행동해야 합니다.
세상의 모든 불안은 두 가지로 나뉩니다. 첫 번째는 걱정했던 일이 실제로 일어날 가능성이 희박한데도 그렇게 될 것이라 믿기 때문에 생기는 불안입니다. 전문 용어로 표현하면 ‘부정적 결과의 발생 가능성에 대한 과대 추정’인데, 먹구름이 조금만 껴도 번개가 내리쳐서 나무를 쓰러뜨릴 거라고 예상하는 식입니다. 발생 가능성은 무지하게 낮고 자기 힘으로 막을 수 없는 일이라면 ‘운명에 맡기자, 하늘의 뜻에 따르자’라고 마음을 고쳐먹어야 합니다.
물론 우리가 걱정하는 일 중에는 실제 일어날 확룔이 무시하지 못할 정도인 것들도 꽤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직장을 잃고 재정적 곤란에 빠지는 상황은 누구나 겪을 수 있지요. 이런 걱정은 “그런 일이 생길 가능성은 낮으니까 불안해 하지 마”라는 말로 누그러들지 않습니다. 이런 종류의 걱정이 불안으로 번지는 건 ‘재앙화Catastrophizing 사고방식’ 때문입니다. 자기가 쓴 보고서에 오타 몇 개 있다고 ‘상사에게 완전히 찍혔어. 권고사직 당할 거야. 내 인생은 파탄나고 말 거야’라고 파국적인 결과를 떠올리는 것처럼요.
이런 걱정이 불안으로 번지지 않게 하려면 ‘아, 이건 재앙화 사고구나!하고 알아차리고 ’다음부터는 더 꼼꼼히 점검하자‘라고 마음먹고 실천하면 됩니다. 나쁜 상황이 닥치더라도 극복해낼 수 있도록 자신의 능력을 더 발전시키는 것이 가장 좋은 불안 예방법이지요. 가족과 친구, 상담사를 붙들고 “나 잘 할 수 있겠죠? 잘 해낼 거라고 응원해주세요!”라며 위로를 구하는 걸로는 걱정과 불안을 떨쳐낼 수 없습니다.
김병수/ 아픈 줄도 모르고 살아가는 요즘 어른을 위한 마음공부/ 더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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