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건강

죽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_법륜스님

딸기라때 2014. 1. 10. 11:02

죽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어떡하죠?

법륜스님의 희망이야기 2013.12.03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대한민국이 전 세계에서 자살률 1위라는 뉴스를 보신 적 있으실 겁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살 충동을 느끼고 우울증에 힘들어하고 있는데요.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이럴 땐 어떻게 마음을 다스려야 할까요? 한 여학생의 질문에 대한 법륜 스님의 답변입니다.  

 

 

 

- 질문자 : "저는 어릴 때부터 성격이 내성적이어서 교우 관계도 좋지 못했고, 아버지가 폭력적이어서 자랄 때 주눅이 잘 들고 말도 적습니다. 성인이 되어서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데, 제가 말과 행동이 느려서 눈치가 없다 보니까 욕을 많이 먹습니다. 그런 게 자주 되다 보니까 조금만 힘든 상황이 와도 ‘살기 싫다, 다 때려치우고 죽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현재는 일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라서 억지로 하고 있는데 제가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할까요?" 

  

법륜 스님 : "아주 힘드시겠는데, 달리 방법은 없어요.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에요. 육체가 아프면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는 것처럼, 정신 작용에 고장이 생겨도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죽고 싶다는 것은 응급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고 약을 타서 항상 호주머니에 넣고 다녀야 합니다. 언제든지 죽고 싶다는 생각이 싹 올라오면 약을 바로 복용해야 합니다. 죽고 싶다고 해서 죽는 건 아니지만, 어느 순간에 정신 질환이 일어나면 확 창문에서 뛰어내려 버리거나 기차에 뛰어들어버리는 충동을 느끼게 됩니다. 의학적으로 말하면 몸에 호르몬 분비나 안 그러면 정신적 프로그램에 이상이 생겨서 자기 컨트롤이 안 된다는 겁니다.

 

자기 엄마가 폭력적인 아빠와 같이 살면서 너무너무 힘들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기 때문에 그런 엄마의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 있어요. 자기는 자기 컨트롤을 자기 의지로 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별일 아닌데 자기는 못 견딜 정도로 힘들다는 거예요. 자기가 자기 컨트롤이 안 된다는 것을 우선 알아야 합니다.

 

아버지 탓도 아니고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약간 불편을 감수하면서 살아가는 겁니다. 약간 불편한 것이지 열등한 건 아닙니다. 불편한 것은 다른 것으로 보완을 해서 극복하면 됩니다. 장애를 무조건 고치려고 하는 건 욕심입니다. 보완을 하려고 해야 합니다.

 

삶을 괴롭게 살아가는 정신적 장애는 부모의 욕심과 무지가 만들어내는 겁니다. 엄마가 그런 아빠와 같이 살면서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자기는 태어남에 의해서 이런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민감하게 받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개선하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하지만 이런 것을 가졌음에도 자기에게는 다른 좋은 점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첫째, 몸은 건강하죠. 눈도 잘 보이죠. 얼굴도 그만하면 되었지요. 다만 정신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장애가 있을 뿐입니다. 열등한 것은 아니지만 내가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걸 알고 살아야 한다는 겁니다.

 

아빠가 폭력적이어서 자기가 두려움이 생긴 것도 한 원인이지만, 더 근본적으로 들어가면 아빠가 폭력적인데 따른 어머니의 두려움과 어머니의 저항이 더 근본적인 원인입니다. 아빠가 술을 먹고 주정을 하면 엄마가 조그마한 애를 앉혀 놓고 '아이고, 네 아빠 때문에 못 살겠다.' 이러면 애는 상처를 입게 됩니다. 그런데 남편이 술을 먹고 주정을 해도 엄마가 남편 등을 두드려 주면서 '아이고, 한잔하셨네. 또 보약 드셨구나. 양말 벗겨 드릴까요. 뉘 집 아들이 이렇게 술을 먹고 왔노' 이렇게 할 수 있다면 아이는 전혀 상처를 입지 않습니다. 이렇게 할 수준이 안되면 아기는 안 키워야 해요. 왜냐하면, 엄마가 아기를 온전하게 보호할 역량이 안 되니까요. 그런 사람은 가능하면 저처럼 혼자 살아야 합니다. (청중 웃음)

 

엄마를 탓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자기네 엄마만 그러는 게 아니라 대부분의 엄마들이 다 그래요. 아빠도 따지고 들어가 보면 자기가 자기를 컨트롤 할 수가 없었어요. 자기는 이런 카르마를 물려받았지만 자기가 만약 이것을 극복할 수 있다면 자기 자식한테는 안 물려줄 수 있어요. 그런데 현재 반응하는 걸로 봐서는 물려받은 대로 자식한테 물려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이걸 치료할 때까지는 결혼을 하더라도 아기를 안 가져야 합니다. 어쩔 수 없이 아기를 갖게 되면 바로 입양을 시켜야 해요. 왜냐하면, 내가 엄마 역할을 제대로 하기가 어렵기 때문이에요. 내가 못 키우면 나보다 더 잘 키울 사람에게 엄마의 자리를 물려주는 게 엄마의 사랑입니다.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내가 내 조건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나는 이런 면에서 태생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누구와 얘기할 때 '쟤 때문에' 이러면 안 되고 '이건 저 사람 때문이 아니라 나로부터 오는 것이구나' 이렇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나로부터 오는 것이라고 받아들이면 스트레스가 확 줄어들어 버려요. 너 때문에 이러면 확 뒤집어져서 눈이 안 보여요. 짜증이 나고 내가 컨트롤이 안 됩니다.

 

그래서 첫째, 병원에 가서 의사와 상담을 하고, 만약에 심할 때는 항상 약을 먹는다. 약을 항상 보관하고 있다가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무조건 탁 먹어야 합니다. 그러면 금방 안정이 됩니다. 정신만 차리면 된다 이렇게 해서는 안 됩니다. 안 그러면 자기는 자살할 확률이 높아요. 이것을 일단 막아야 됩니다.

 

둘째, 스트레스를 받으면 약간의 병이다 생각하고 남을 탓하지 말고 '내 카르마다' 이렇게 자기 쪽으로 돌려야 합니다. 그리고 부모님에 대해서는 '낳아주고 길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항상 고맙게 생각해야 합니다.

 

셋째, 자기에게로 돌리는 힘만 있으면 주눅이 들 때마다 피하지 말고 자꾸 연습을 해야 해요. 습관을 바꾸려면 노력을 해야 하듯이, 자기가 소극적이라면 항상 적극적이 되는 연습을 하는 겁니다. 조그마한 애들한테도 "안녕"하면서 말을 먼저 걸어 보는 겁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108배 절을 하면서 '어머니 아버지 감사합니다. 사시는데 얼마나 힘들었어요? 그런 힘든 가운데도 저를 낳아주고 길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기도하세요. 부모님들도 그 어려움 속에서 나를 낳고 길러주었어요. 그것도 모르고 내가 원망하고 미워해서 죄송합니다. 이렇게 참회 기도를 하면 자기 치유에 큰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