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지 않으면 웃을 일도 생기지 않는다
“웃음은 인생이란 토스트 위에 바른 잼”이라고 한다. 팍팍한 빵이 목메지 않고 부드럽게 넘어가게 해 주는 잼처럼 웃음은 인생을 부드럽게 만들어준다. 잘 웃는 사람들에게 재미있고 즐거운 일이 더 많이 일어난다. 웃을 일이 있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으니까 웃을 일이 생긴다. 웃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주위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진다. 호기심이 많아지고 뭐든 해보려 한다. 일을 벌이고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한다. 그렇게 만남과 일이 가지치기를 하면서 인생이 재미있어진다. 그러고 보니 직장 다닐 때 퇴근 뒤 약속이 잦은 이들은 웃음이 많은 이들이었던 것 같다.
즐거울 때는 누구나 웃을 수 있다. 즐겁지 않을 때 웃는 웃음이 진짜다. 세상에 어떻게 저런 일을 견뎠을까 하는 사람들, 그들은 대부분 낙관주의자다. 웃어서 슬픔을 버리고 웃어서 절망을 넘기는 수많은 인생 고수들 앞에서 나는 옷깃을 여민다. 앞으로 삶이 어떻게 펼쳐질지 모르기에 나도 저이들처럼 평소 웃는 연습을 해두어야겠다고 생각한다. 하는 일이 뜻대로 안 풀리고, 누군가에게 상처받거나, 나만 홀로 소외된 느낌이 들거나, 사랑하는 사람이 내 마음을 몰라주거나 아니면 그냥 좀 울적해지고 지칠 때 ‘내가 왜 이러지?’ 하면서 입 꼬리를 살짝 올려 웃는 연습. 큰 웃음이 어색한 나에게는 이 정도만 해도 대성공이다. 웃음은 여전히 나에게 어려운 일이다. 남들처럼 목젖이 들여다보일 만큼 박장대소하지는 못하겠지만 그러나 날마다 조금씩 웃는 연습을 해야겠다.
괴테의 시 한 편. “어느 날 하느님이 물으실 것입니다. 너희들이 내 희귀한 선물을 잘 유지하였느냐? 너희의 얼굴을 내보이라! 기쁨과 희망이 잘 보존되어 있느냐?”
기쁨과 희망이 서린 얼굴은 웃는 얼굴일 것이다. 내 얼굴을 잘 보존하고 있는지 거울을 본다. 얼굴도 보고 마음도 보고.
서른살엔 미처 몰랐던 것들 / 김선경 / 걷는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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