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건강

[마음건강자료실] 상처로부터 나를 지켜줄 사람은 나 자신뿐이다

딸기라때 2018. 7. 3. 20:59

상처로부터 나를 지켜줄 사람은 '나 자신'뿐이다

 

- 마음의 문을 여는 손잡이는 안쪽에만 달려있다 -

 

인간관계에서 갈등이 일어나는 이유는 오랫동안 서로에게 받은 상처를 그냥 덮어두었기 때문이다. 상담실을 찾는 부부들 중에는 별거나 이혼을 결심한 사람들이 많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상대방에게 받은 상처를 끌어안고 몇 십년을 '그냥 참고' 살아왔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근본적인 상처는 마음에 쌓아둔 채, 고작 약속 시간을 어긴 것으로 시비를 거는 것이다. 사회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나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근본적인 상처는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는다.

 

안젤리나는 3년을 만난 남자친구가 한 번도 정식으로 프로포즈를 한 적이 없다는 것 때문에 괴로워했다. 예전만큼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것 같다는 거였다. 남자친구에게 프로포즈 얘기를 꺼내 보라고 했지만 자존심 때문에 도저히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그녀는 공연히 남자친구의 재미없는 농담과 식상한 데이트 코스를 트집 잡으며 화를 냈다. 남자친구 입장에서는 그녀가 별것 아닌 일로 화를 내는 것 같아 오히려 서운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남자친구 역시 부모님에게 교체 사실을 알리지 않는 그녀 때문에 마음이 상해 있었다. 그는 그런 그녀의 행동을 '인생을 함께할 만큼 널 믿지 못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고 여겼다. 그래서 그녀와 더 가까워지는 것이 조심스러웠다. 얼마 후 안젤리나는 남자친구가 회사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화가 났다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예정대로 휴가를 떠났다. 그러자 남자친구는 그녀가 자신과 미래를 생각하지 않는 게 분명하다고 확신하고 연락을 끊어버렸다.

 

만약 그가 왜 부모님에게 교제 사실을 말하지 않는 거냐고 물었다면 어땠을까, 그녀 역시 프로포즈를 하지 않는 이유를 그에게 물었다면, 적어도 서로를 오해한 채 헤어지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마음속에 담고 있는 상처는 서로에게 거는 기대가 큰 친밀한 관계일수록 더욱 치명적일 수 있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크기 때문이다. 특히 사랑하는 사람들은 상대가 자신의 상한 마음을 알아서 보살펴 주기를 바란다. 하지만 말하지 않는 상처를 치료해줄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어떤 명의도 얼굴만 보고 병을 알아맞힐 수는 없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타인과 화목하게 지내지 못해서 불행해졌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진실은 타인이 아닌 자기 자신과 화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도 불화를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마음의 상처는 타인의 접근을 허락하지 않는다. 그 앞에는 엄청나게 큰 맹수가 버티고 앉아서 누군가 상처를 건드리려고 하면, 더 이상 가까이 오면 살점을 물어뜯을 거라며 으르렁댄다. 결국 그 경계 앞에서 사람들은 다투고 오해를 키우며 멀어진다.

 

철학자 헤겔의 말처럼 마음의 문을 여는 손잡이는 안쪽에만 달려 있다. 내가 먼저 열지 않으면 밖에 있는 사람은 내 마음의 귀퉁이조차 보지 못한다. 그러므로 더 이상 실망하고 상처 받고 싶지 않다면 꽁꽁 닫아 둔 마음의 문을 열고 말해야 한다. 지금 내 마음이 아프다고, 있는 그대로만 이야기하면 되는 것이다.     


출처: [너는 나에게 상처를 줄수없다/ 배르벨 바르데츠키 지음/ 두행숙 옮김/ 걷는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