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건강

(마음건강자료실)미래가 보이지 않을 때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다음에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지

딸기라때 2021. 12. 13. 07:20

 

미래가 보이지 않을 때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다음에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지

    앞서 이야기한 <빨간 구두> 이야기를 다시 떠올려 보자. 어쩔 수 없이 검정 구두를 신어야 하는 카렌은 현실 자아actual self, 매번 자신을 위험에 빠뜨림에도 불구하고 빨간 구두를 원하는 카렌은 이상적 자아ideal self라고 할 수 있다. 이 둘의 격차가 커지면 ‘자기불일치self-discrepancy’에 따른 상실감으로 마음의 몸살을 앓게 된다. 자기불일치는 현실 자아와 이상적 자아의 불일치를 인지하는 정도를 뜻한다.  <중략>

    혜민 씨 역시 현실 자아와 이상적 자아의 불일치가 큰 편이다. 의외로 많은 사람이 이런 불일치를 경험한다. 예쁜 구두를 신고 멋지게 춤을 추며 박수와 환호를 받고 싶은데 현실 속 자신은 무대 위에서 입을 옷과 구두도 없고 그럴듯한 공간에 놓여 있지도 않다. 화려한 조명이 아니라 공허함과 상실감이 온몸을 감싸고 있는 형국이다.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다음 세 가지 방법을 기억해야 한다.

    첫 번째, ‘알아차림’이다. 지금의 실패가 회복 불가능한 완전한 실패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차려야 한다. 오랜 기간 준비한 시험에서 떨어졌거나 원하던 직장에 취업하지 못하게 되면 아무리 정석적으로 건강한 사람이라도 예민해진다. 마지못해 해야 할 일이 아니라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했을 때, 가지고 싶은 것을 갖지 못했을 때의 좌절감은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는 객관적 판단 자체가 불가능하다. 노래 가사처럼 스스로를 루저, 외톨이, 센 척하는 멍청이로 여기게 된다.

    ‘남들 다 다니는 직장도 없고, 남들 다 굴리는 자동차도 없으니 살아갈 이유도 없다’라는 생각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을뿐더러 인생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 차라리 자신이 현재 예민한 상태임을 알아차리는 것, 그로 말미암아 작은 자극에도 크게 반응한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게 상황을 정리하는 데 훨씬 도움이 된다.

    두 번째, 자신을 ‘불량품’으로 낙인찍지 말아야 한다. 낙인 효과라고 불리는 스티그마 효과Stigma effect는 편견이나 잘못된 고정관념으로 부정적 낙인이 찍히면 실제로 그렇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대단한 성과를 남겨야만 꼭 필요한 사람이고 그렇지 않으면 쓸모없는 사람이라고 낙인찍으면 어느새 우리 자아는 시든 장미가 된다. 화려하게 꽃을 피우지 못하더라도 괜찮은 인생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그래야 꽃을 피우게 될 토양이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

    무엇보다 현실 자아와 이상적 자아 사이의 객관적 평가가 필요하다. 나이에 비해, 주변 사람들에 비해 “해놓은 게 하나도 없다”라고 마냥 푸념만 하지 말고 지금까지 내가 해온 일을 리스트화해 보는 것이다.

나 OOO는 2020년 O월, 대학을 졸업했다.

나 OOO는 2020년 O월, 운동을 시작한지 1개월이 되었다.
나 OOO는 2020년 O월, 11회 차 적금 10만원을 부었다.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2>에 다음과 같은 대사가 나온다.

    “미래가 보이지 않을 때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다음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지.”

    해놓은 게 하나도 없다고 생각되는 순간 실제 자신이 소유한 항목이나 단순한 실행을 나열해보라. ‘doing good list’를 만들고 아주 작은 일이라도 오늘 한 일을 쭉 적어 보라. 그러면 해놓은 일이 하나도 없다거나 아무것도 갖지 못한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더 이상 나도 어떻게 할지 모르겠어”로 끝내면 안 된다. “그래! 아직 모르는 것뿐이야”라고 생각을 전환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내가 예민한 게 아니라 네가 너무한 거야 / 유은정 / 성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