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실패를 배워야 한다.
사람들은 보통 열심히만 하면 다 잘될 거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는 “만약 실패한다면 그건 네가 열심히 하지 않은 탓”이라며 개개인에게 비난을 돌리는 것과 비슷하다. 일이 조금만 안 풀리면 스스로 비난하고 보는 사람들이 많은 데에는 이렇게 실패를 금기시하는 사회의 역할도 크다. 그래서 우리는 실패를 배울 필요가 있다.
우리는 흔히 아이들에게 “너는 특별해”, “네가 하면 뭐든지 다 잘 될 거야”라고 이야기하며 아이들이 그렇게 믿길 바란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게 문제다. 아이들은 크면서 적어도 한두 번은 실패를 마주하게 된다. 펜실베니아대학교에서 창의성을 연구하는 심리학자 스콧 배리 카우프만은, 셰익스피어나 베토벤처럼 천재라고 불리는 사람들도 모든 작품을 다 뛰어나게 만든 것은 아니라고 했다.
이들 역시 삶의 굴곡을 겪으면서 어떨 때는 별로인 성과를 내고 또 어떨 때는 빛나는 성과를 냈다. 항상 천재성으로 빛났을 것 같은 이들의 삶 속에도 슬럼프와 내리막의 경험이 존재했다는 것이다. 카우프만은 이들과 보통 사람들의 차이는 (재능뿐 아니라) 얼마나 꾸준히 과감하게 도전했느냐에 있다는 말했다. 실패와 좌절을 경험하면서도 계속해서 과감한 도전을 한 이들처럼, 우리도 실패에 대해 좀 더 겸허한 마음을 가져보면 어떨까?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여기며 충격을 받는 대신에 말이다.
실패라는 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그 사실을 숨겨놓고 마치 실패는 드물게 발생하며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인 것처럼 이야기하는 건 기만이다. 이런 인식을 갖고 자란 아이들은, 자연스러운 실패를 맞닥트렸을 때, ‘나는 이제 특별하지 않은 존재’야 또는 ‘나는 문제 있는 인간이야’라고 생각하게 될 수도 있다. 얼마나 청천병력이겠는가? 이런 느낌을 받은 아이는 과연 그 실패를 이겨내고 계속해서 노력을 이어갈 수 있을까?
아이들에게 ‘결코 지지 않을 것’이라는 환상을 가르치기보다 분명 실패할 날이 올 거라고, 삶이 쉽지만은 않을 거라고 가르쳐야 한다. 그게 자연스러운 거고 그래도 괜찮다고 말해주어야 한다. 실패를 해보고 그 사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후 그 속에서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나씩 찾아가는 경험을 만들어줘야 한다.
<심리과학지>에 실린 한 연구에서는, 실패를 성장의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생각하는 부모의 아이들은 실패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앞으로 더 노력하면 된다는 적응적인 생각을 보인다고 밝혔다. 반면 실패를 금기시하는 부모의 아이들은 실패란 곧 자신의 한계를 드러내는 일이라며 노력해도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다소 극단적인 생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패를 허용하는 부모가 실패를 금기시하는 부모들에 비해 쉽게 무너지지 않고 노력하는 아이를 키운다는 것이다.
친구한테 져서 속상해하는 아이에게 “다음에는 네가 꼭 이겨”라고 말하는 부모를 본 적이 있다. 대수롭지 않은 말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왜 꼭 이겨야 할까? “쟤보다 더 잘해야 해. 이기고 와”라고 하며, ‘우월성에의 집착’을 가르치기보다 “항상 잘할 수는 없어. 그래도 괜찮단다. 속상한 마음이 드는 건 당연해. 하지만 그럴 때에도 너 자신을 잘 돌보아야 한다”고 가르칠 수 없을까?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실패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가르쳐야 하는 것이 아닐까? 또 결과적으로 이기진 못했어도 그 과정에서 아이가 어떤 생각을 했고 무엇을 느꼈으며 어떤 것들을 배웠는지 돌아보며 함께 축하할 수는 없을까? 이제는 실패에 대해 현실적인 인식을 가질 때이다.
[나, 지금 이대로 괜찮은 사람/ 박진영/ 호우]
'세상사는 이야기 > 건강'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음건강자료실 )진정한 행복을 위한 메타인지 실천법 (0) | 2022.05.16 |
---|---|
(마음건강자료실)행복의 재발견 (0) | 2022.04.22 |
(마음건강자료실)있는 그대로의 나를 안아주는 연습 (0) | 2022.03.26 |
(마음건강자료실)사소한 칭찬,작은 성취 (0) | 2022.03.10 |
(마음건강자료실)아이가 참 내 마음대로 안 된다는 생각 (0) | 2022.02.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