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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건강자료실)'잠'에 대한 강박에서 벗어나기

딸기라때 2023. 2. 4. 09:35

'잠'에 대한 강박에서 벗어나기


  그렇다면 수면의 '신호총'은 왜 고장 나는 것일까? 심리적 압박감, 환경, 약물 등의 요인을 제외하고, 일부 불면증 환자들은 체온조절에 문제가 있어서 그런 증세가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사람들은 대부분 잠이 들면 약간의 한기를 느끼는데, 알다시피 그것은 잠이 들면서 체온이 내려가기 때문이다. 그런데 몇몇 사람들은 체온이 도통 내려갈 생각을 하지 않아서 한밤 중까지 피로를 느낀다. 마치 어두운 밤의 횃불처럼 체온이 '수면 신호총'을 불태워 버리는 것이다.

  불면증이 사람을 힘들게 하는 또 다른 점은 바로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처럼 좀처럼 해결되지 않는 악순환 때문이다. 누워 있는데도 잠이 오지 않는 시간이 길어지면 그때부터 '잠을 자야 한다'라는 강박이 생기며 초조해진다. 그렇게 초조해질수록 더욱 고통스럽고, 고통스러워질수록 더욱 초조해져서 결국 점점 더 잠들기 어려워진다.

  이뿐만이 아니다. 만약 전날 밤에 잠을 자는 데 실패했다면, 오늘 밤에는 반드시 잠을 자야겠다는 압박감이 더 커진다. 압박감이 크면 잠자기에 성공할 방법은 더욱 요원하다. 그렇게 매일 밤 최전방에 죽으러 가는 심정으로 침대에 누우면 시일이 지날수록 불면증과 수면환경(침대와 침실) 사이에는 다음과 같은 조건반사가 형성된다.

  '침실을 보기만 해도 잠이 달아나고 침대에 누우면 더 말똥말똥해진다.'

  그래서 불면증 환자들 중에는 여행을 떠나 낯선 환경에서 잠을 청하면 오히려 잠을 더 잘 자는 경우도 있다. 이와 반대로 대개의 사람들은 낯선 환경과 '익숙하지 않은 침대에 적응하느라'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한다. 그렇다고 스타트라인에서부터 실패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니 우리는 수면 '신호총'부터 수리해야 한다. '신호총'을 수리하는 방법에는 '자극-조절' 요법이 있다. 그것은 바로 불면증과 수면 환경 사이에 형성된 악성 조건반사를 없애는 것으로, 아래의 몇 가지 지시사항을 따르면 된다.

  1. 출발해야 할 때 출발하자 : 졸리면 무조건 자야 한다!

  2. 출발한 뒤에는 무조건 달리자 : 침대 위에서는 오직 잠과 사랑, 이 두 가지만 해야 한다는 점을 기억하자. 침대에 누워서 책이나 텔레비전을 보거나 음식을 먹거나 일을 해서는 안 된다.

  3. 달리고 싶지 않을 때는 출발선을 떠나자 : 정신이 맑고 또렷할 때는 침실에서 머무리지 말자. 침대에 누워 15~20분이 지나도 전혀 잠이 오지 않으면 얼른 침실에서 나오고 다시 졸릴 때까지 기다렸다가 되돌아가면 된다.

  4. 파이널 라인에 들 때는 알람시계를 이용하자 : 매일 아침 똑같은 시간에 일어난다.

  5. 시도 때도 없이 출발선에 서 있지 말자 : 낮에는 웬만해서는 자지 말자!

  6. 얼마나 달려야 할지 생각하지 말자 : '나는 무조건 8시간은 자야 돼.'라는 식의 잠에 대한 '완벽한' 기대를 버리자. 또한 '5시간밖에 못 잔다면 정상적으로 생각하거나 일할 수 없을 거야.'처럼 부족한 잠이 초래하는 결과를 더 과장해서 생각하지 말자.    


[나도 모르는 내 마음의 심리법칙/ 야오야오 지음. 김진아 옮김/ 미디어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