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을 향했던 시선을 나에게로 돌릴 것
흔히들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라고 말하지만, 자신을 비난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우리는 스스로에 대해 관대함을 보일 필요가 있습니다. 남들이 나를 인정하는지 아닌지는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니까요. 우리가 통제하고 조절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우리 자신뿐임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5만원짜리 지폐가 구겨지고 귀퉁이가 떨어졌다고 해서 5만 원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존재로서 충분히 가치가 있죠. 나라는 존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것이 내 삶을 주체적으로 사는 방법이고, 타인의 인정과 칭찬에 목을 매는 심리적 노예 상태에서 풀려나는 지름길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남들을 향해있던 시선을 나 자신에게로 돌리는 일에는 의식적이고 반복적인 연습이 필요합니다. 여태껏 ‘남들이 뭐라고 할까, 그 사람은 어떻게 생각할까’라고 고민해왔던 생각의 방향을 하루아침에 ‘나는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로 전환시키는 과정이 쉽지는 않으니까요.
이때 연습의 일환으로 도움이 되는 것 중에 하나가 ‘나 전달법I-message’입니다. 원래 나 전달법은 미국의 심리학자 토마스고든이 아이들을 위한 놀이치료에 도입했던 방법인데요, 이후 많은 자녀교육서와 자기계발서에서 현명한 대화방법으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나 전달법의 핵심은 어떤 사건이나 상황이 일어났을 때, 내 감정과 느낌, 욕구에 초점을 두고 말하라는 겁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숙제를 안 하고 놀고 있을 때, “너는 왜 숙제도 안 하고 놀고 있어? 맨날 그러니까 성적이 그 모양이지!”라며 아이에 대한 지시사항을 중심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나는 네가 숙제를 안 하고 놀아서 걱정이 되는구나(느낌과 감정). 숙제를 먼저 하고 놀았으면 좋겠어(욕구)”라며 상황에 대한 내 느낌과 욕구를 있는 그대로 전달하라는 것이죠.
이런 식의 나 전달법을 스스로에게 적용해보면 어떨까요? 예를 들어, 팀장이 지시한 일을 하려고 하는데 왠지 불안하고 자신이 없는 상황입니다. 칭찬과 인정 욕구가 강한 사람일수록 이런 경우에 ‘팀장님이 내 아이디어를 좋아하실까? 내가 제대로 못해서 사람들이 욕하면 어쩌지?’라며 생각의 방향이 남을 향하고 있을 겁니다. 하지만 나 전달법을 적용하면, “저는 팀장님이 제 아이디어를 좋아하실지 좀 걱정이 되네요. 이 일이 대박나서 제 실력을 보여줄 기회가 되면 좋을 것 같아요.”라고 염려스러운 감정과 잘하고 싶은 욕구를 상대에게 표현해볼 수 있습니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자신의 진솔한 마음을 표현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신뢰와 친밀감을 높이는 기초가 되죠.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취약한 감정을 드러내기를 불편해하고 자신의 욕구를 타인에게 표현하기를 힘들어합니다.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상대가 이해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죠. 특히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타인에게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는 것에 열등감을 느끼는 경우가 흔히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나의 마음에 초점을 두는 일이 익숙해지면, 그때부터는 내면에 자리잡은 부정적인 핵심 신념의 영향에서 조금씩 벗어날 수 있게 됩니다. 나의 생각과 감정 그리고 욕구를 표현하는 것은 자존감을 높이는 가장 기본이 되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남에게 휘둘리는 삶이란 나를 붙잡아주는 중심축이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때의 중심축이란 바로 핵심 신념을 의미하죠. 예를 들어 흔한 부정적인 핵심 신념 가운데 하나가 ‘나는 무능하다’인데, 여기에서 기인하는 부정적인 자동 사고가 ‘못할 것 같아, 잘 안될 것 같아, 무시당할 것 같아’등과 같은 사고입니다. 만약 나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과정에서 이러한 생각을 발견하게 되었다면 이제부터는 다음의 예처럼 긍정적인 말로 바꿔보세요.
* 나는 타인의 인정 여부와 상관없이 이 세상에 유일한 존재로서 가치있는 사람이다.
* 나는 자유 의지를 가진 사람이며, 타인의 기대나 요구에 휘둘리지 않고 나의 행동을 내가 결정할 수 있다.
* 설사 과거에 수많은 실패 경험을 했어도, 이는 인간으로서 내가 무가치한 존재라는 의미가 아니라 실수할 수 있는 인간으로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나 좀 칭찬해줄래?>t; 중에서 / 저자 이동귀,이성직,안하얀 / 출판사 타인의 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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